
25일 오전 10시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KBS2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재 방송 중인 족구 편으로 활약하고 있는 강호동, 정형돈, 안정환, 홍경민, 양상국, 바로, 샘 오취리, 이규한이 함께 했다.
프로그램 100회를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시작부터 취재진의 관심은 강호동에게 쏠렸다. 강호동은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새 예능이 잇따라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3개월 만에 막을 내린 KBS2 ‘달빛프린스’에 이어 SBS ‘맨발의 친구들’도 저조한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올 초 MBC ‘별바라기’ 마저 일찌감치 폐지돼 아쉬움을 샀고 KBS2 ‘투명인간’도 폐지 소식을 전했다.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 뜻 깊었다. 강호동은 스스로도 “과분한 사랑과 과대 평가를 받았고, 물론 외면도 있기 마련”이라며 위기론에 대해 나름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동은 “프로그램이 잘 성장하기도 하고 생명을 다해 없어지기도 한다” 며 “방송 활동을 하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을 때도 있었고 과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최선으로 참여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을 받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경기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듯 프로그램도 많은 분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인 무엇인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잘 상의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호동은 “케이블이든 종편이든 특정한 관점을 두고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동료들도 참여하고 계시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 중인 정형돈은 강호동을 둘러싼 위기론은 오히려 그의 실력과 입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위기론’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낼 수 있는 예능인이 대한민국에 과연 ‘몇 분인가를 생각해 보라”는 것.
정형돈은 “저나 양상국씨가 프로그램 몇 개 잘 안된다고 위기론 기사가 나겠나. 그리고 위기론이라고 기사 나와봤자 얼마나 관심을 모으겠나”라며 “위기론이 거론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강호동씨가 대한민국에서 손 꼽히는 예능인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호동과 함께 방송을 해 온 동료 출연진들의 믿음은 확고해 보였다. 이규한은 “방송하면서 호동이 형이 굉장히 큰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며 “요즘 호동이 형한테 ‘위기다’ 이런 내용의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속상하다. 꼭 위기가 되길 바라서 그런 기사를 쓰는 것 같다. 그런 얘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장내를 폭소케 했다.
안정환은 “워낙 잘 하시기 때문에 시기도 있고 그런 말도 나오는 것 같다. 본인의 사명”이라고, 샘 오취리는 “리더로서 MC로서 이끄는 것이 보는 것 처럼 쉽지 않다. 강호동은 분위기를 이끄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평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 같은 위기론 속에서 강호동의 강점을 잘 녹여내며 시청잘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강호동의 말처럼 프로그램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강호동의 리더십과 친화력을 잘 포착해 적용한 제작진의 힘이 컸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생활 밀착형 건강 스포츠 버라이어티라는 독특한 포맷으로 지난 2013년 4월13일 방송을 시작했다. 박진감 넘치는 예체능 MC군단과 스포츠 동호인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대결이 건강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왔다.
강호동은 “예능의 다양한 버전이 있다면 ‘우리동네 예체능’은 기본적으로 체육을 바탕으로 경기를 하고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프로그램”이라며 “승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도전하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프로그램의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씨름선수 출신 방송인이기 때문에, 이경규, 신동엽, 유재석 처럼 예능 공부를 많이 하시고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분들이 부럽기도 하다”며 “그 분들과 거론되기 위해 오로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열심히 하고,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하는 것이 제가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우리동네 예체능’ 간담회에서 강호동의 저력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예능 프로그램 또한 결국 팀으로서 함께 노력해야 이길 수 있는 경기임을 일깨우고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진정한 시너지를 통해 프로그램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100회를 맞은 ‘우리동네 예체능’은 90년대 농구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어게인 1994-1995′ 특집을 마련, 연고전을 재현할 계획이다. 현주엽, 우지원, 김택훈, 김훈, 신기성 등 농구 레전드들이 함께 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연세대 팀은 최희암 감독이 맡고 고려대 팀은 이충희 감독이 맡는다. 박진영, 줄리엔강, 강호동으로, 샘 오취리, 서지석, 김혁, 정형돈이 농구 선수들과 각각 팀을 꾸려 대결을 벌인다.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특집은 오는 4월21일 방송된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팽현준 pangpang@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