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컬그룹 V.O.S(브이오에스)가 4년 만에 새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디지털 싱글 ‘울면서 달리기’와 ‘반대로만 살자’로 오랜만에 목소리를 들려줬던 V.O.S는 지난 11일 새 미니앨범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로 V.O.S만의 애절함을 담았다.
V.O.S는 멤버들의 군 복무로 4년 간의 공백기를 겪었다. 이후 KBS2 ‘불후의 명곡’과 단독 콘서트를 통해 얼굴을 비췄다. 이번에는 신곡으로 음악방송 나들이에 나서며 반가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음악방송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V.O.S는 ‘뮤직뱅크’ 출근길 문화에 “진짜 깜짝 놀랐다”며 “많이 변했다”고 너털 웃음을 짓기도 했다.
새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는 “사랑의 시작도 운명 같은 인연이었기에 그리움도 운명 같은 마주침으로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은 노래다. 도입부부터 묵직하게 울리는 스트링 선율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듯 깊은 감성을 전달한다. 최현준은 “원래 오케스트라가 없었는데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지나면, 담백한 피아노 선율과 V.O.S의 목소리만이 벌스 부분을 이끈다. 기존 V.O.S의 노래에는 화려한 화음이 장기였다면, 이번 신곡은 V.O.S의 멤버 개개인이 감정선이 도드라진다. 일종의 변화다. ‘울면서 달리기’나 ‘반대로만 살자’보다 더 묵직한 절절함이 느껴진다. 최현준은 “원래 우리 음악은 코러스가 많은 그런 것을 다 빼고 목소리에만 치중하니 더 절절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V.O.S는 박지헌 탈퇴 후 최현준과 김경록, 두 명의 멤버가 음악을 완성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보컬의 매력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최현준과 허스키하면서도 애절한 김경록의 목소리가 대비를 이룬다. 이들은 서로의 보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최현준은 “경록이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다. 무대 위에서 잠재력 터트리는 것을 잘한다. 긴장을 할 때도 있지만, 어떻게든 해낸다”며 “반면 나는 흔들릴 때가 많다. 감정에 빠져서 해야 하는데 테크닉적인 고민들을 한다. 경록이는 그냥 하자는 마음으로 빠져들어서 잠재력을 터트린다. 부럽다”고 전했다. 김경록은 “내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한정돼 있다. 감정적이기도 하다. 현준 형은 변신이 자유자재로 된다. 나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섬세하다”고 화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에는 12년차 가수 V.O.S의 고민도 담겨있었다. 최현준은 “우리 연차가 되면 고민이 생긴다”며 “예전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시대는 변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옷을 맞춰 입어야 하는데 억지로 입으면 안 맞는 아빠옷을 입은 아이가 된다.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 곡이 절충선을 잡아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V.O.S의 예전 모습은 호소력이 짙은 스타일인데 요즘은 너무 호소력이 있으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V.O.S는 일종의 음악적 변신과 더불어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버스킹 공연을 나서기도 했다. 지난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등지에서 깜짝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최현준은 “당시 정말 떨렸다”며 “예전에 윙카로 길거리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바닥에서 부르니 부담도 됐다. 그 긴장이 있어서 재미도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록은 “정말 신났다. 10년 만에 길거리로 나간 것이라 떨린다기 보다 신났다. 예전에 1시간씩 윙카 공연을 했는데 이번에 30분만 하니 아쉬웠다. 다음엔 더 길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새 앨범에는 V.O.S의 색깔을 만끽할 수 있는 수록곡도 담겼다. 지난해 발표했던 ‘울면서 달리기’와 ‘반대로만 살자’와 더불어 신곡 ‘백목련’과 ‘거짓말이죠’가 수록됐다. 최현준은 “‘백목련’은 예전 V.O.S의 색깔이 많은 곡이다. 화려하고, 화음도 많고 호소력도 짙다”고 전했다. ‘거짓말이죠’는 김경록의 작품이다. 최현준은 “슬픈 노래인데 어쿠스틱하고 랩도 있어서 마음에 든다”고 추천했다.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는 V.O.S만의 고민과 색깔이 담겨있었다. 무엇보다 V.O.S는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노래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였다. 김경록은 “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 노래할 것이다. 공백기도 길었다. 하루하루 무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온힘 다해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정말 열심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Voice of Soul, V.O.S의 팀명처럼 영혼을 담은 한 마디였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스타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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