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창욱은 KBS2 월화드라마 ‘힐러’에서 비밀스러운 힐러, 서정후 역을 연기하고 있다. 전작인 MBC 사극 ‘기황후’를 통해 배우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굳혔으나, 수개월에 걸쳐 방송된 긴 호흡의 사극에서 특유의 강렬한 발성과 다소 과장된 톤의 표현을 보여주는 지창욱의 모습이 익숙해진터라 현대극 속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힐러’는 요즘 현대극들의 트렌드에 걸맞게 액션에 멜로, 로맨틱 코미디에 어느 정도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버무러진 드라마이고, 그 중 지창욱이 연기하는 서정후야말로 모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현란한 활약상을 보여줘야만 하는 과제가 부여된 역할이었다.
그런데 극이 중반부를 넘어선 시점, 지창욱은 또 다시 예상을 웃도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강조된 액션을 비롯해, 드라마 전반에 깔린 스릴러적 요소에 중반부 부터 본격적으로 강조되는 멜로적 감성 모두에 정확한 표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치지 않고 매 신에서 강한 에너지를 발산해, 그 신이 전하려는 이야기의 밀도도 높인다. 결국 배우가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황후’와 비교해 ‘힐러’의 지창욱이 보여준 성과는 극 전반의 서사를 이끌어나가며 전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심 배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힐러’는 키다리 아저씨 문호(유지태)의 뒷받침 속 영신(박민영)이 진정한 기자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정후가 과거 아버지 세대의 감춰진 이야기들과 대면하고 전세대의 아픔을 극복해 자신의 역할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이며 이것이 극이 궁극에 전하려는 메시지다. 지창욱은 그런 서정후가 품은 이야기를 정확하고 매끄럽게 짚어나가고 있다.
이렇듯 지창욱이 내놓은 명쾌한 성과들은 결국 캐릭터에 대한 배우의 높은 이해력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치열하고 끈기있는 캐릭터 분석력이 높은 이해력의 전제가 된다. 서정후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다양한 표정에서 지창욱의 숨은 노력이 엿보인다. 지창욱은 이제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배우가 됐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듯 자신만만한 요즘의 그를 보면 당당히 활공을 가르는 한 마리 새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전해진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안정지대에 들어선 그런 존재가 가진 위풍당당함 말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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