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오디션장에서 강훈이가 그렇게 조용히, 가만히 있었대요. 누가 뭘 물어보면 대답 꼬박꼬박 다 하고. 그래서 ‘아, 얘는 뭔가 알고 있는 애인 것 같다’라고 생각하셨다고, 후에 제작진분들이 말해주시더라고요.”
강훈이 옆에 앉은 엄마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만나자마자 보인 아이의 차분한 태도가 이야기 속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까만 밤하늘 같은 눈동자가 이쪽을 향했다. 때 묻지 않은 순수의 우주가 반짝, 빛났다.
“엄마 ‘죽은’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내가 했어요. 강수 형아가 말해준 거랑 해서.”
소중한 이가 눈앞에서 사라져 영영 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극한의 감정을 불러낼지, 알고 있었던 걸까. 아직 엄마의 품이 당연할 강훈이가 현장에서 눈물을 터뜨린 순간, 분위기는 금세 숙연해졌다고 했다. 그때 일을 회상하며 잠시 대화에 발을 들인 엄마의 말에 물기가 촉촉이 서렸다. 이 이야기에 강훈이는 “연기가 재미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질 뿐이었다. 그리고는 “엄마가 (연기할 때) 혀 내밀지 말라”고 일러준 주의사항을 알려주며 귀엽게 혀를 살짝 내밀었다 쏙 넣어 보였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와 ‘그래,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아이다웠고, 사랑스러웠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SNS DRAMA][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