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오사카 콘서트 현장
“얼마 전까지 몸살 때문에 고생했었는데 오늘 다 나은 거 같다. 몸도 많이 좋아졌으니 아껴뒀던 힘 제대로 풀고 돌아가겠다” -김재중, 17일 아시아투어 오사카 공연을 앞둔 기자회견 중 얼마 전 몸살을 앓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쉴 새 없이 김재중의 매력이 쏟아지던 무대였다. 17, 18일 일본 오사카 오사카죠홀에서 열린 ‘김재중 첫 번째 앨범 아시아 투어 콘서트 인 오사카’는 양일간 2만 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쳤다.특히 오사카 지역의 팬들은 공연 전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김재중의 굿즈를 사기 위해 팬들은 새벽 3시부터 공연장 근처에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고, 판매 두 시간만에 모든 물건이 팔렸다. 평일에 열린 공연임에도 일찌감치 전 좌석이 매진됐으며 공연 전 추가된 입석 1,000여석 또한 매진됐다. 일본 관객 특유의 정갈하게 흔드는 야광봉이 공연장 구석구석을 꽉 채웠고, 그 속에서 김재중은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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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오사카 콘서트 현장
김재중은 여성 관객과 남성 관객의 함성을 따로 유도했다. 과연 남성 관객이 있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남성 관객의 함성은 예상보다 컸다. 그러나 역시 여성 관객의 함성이 압도적이었다. 김재중이 “남자들 힘내라”고 말하자, 이에 한 남성 관객이 공연장이 울리도록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별에 관계없이 김재중에 열광하는 마음만은 똑같았다. 한국어로 된 정규 1집 수록곡이 대부분임에도 관객들은 공연 내내 떼창을 하며 공연을 즐겼다.공연은 쉴 틈 없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김재중은 ‘키스 비(Kiss B)’를 부르기 전, 무대 위에서 직접 상의를 갈아입어 팬들의 환호성을 샀다. 이어 소파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요염한 자태를 뽐내기도 했다. 특히 ‘키스 비’는 일본에서 은유적이며 야릇한 가사로 화제를 모았던 곡으로 환호성이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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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콘서트 현장
일본 관객을 위한 친숙한 시간도 마련됐다. 김재중은 20곡의 세트리스트 중 5곡을 일본 노래로 채웠다. 특히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노래들인 나카니시 야스시의 ‘사이고노아메(最後の雨)’, 영화 ‘나나’의 OST로 알려진 나카시마 미카의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 일본 그룹 비즈(B’z)가 부른 ‘울트라 소울(Ultra Soul)’, 드라마 ‘1리터의 눈물’ OST ‘코나유키(粉雪)’ 등을 김재중만의 색깔로 불러 일본 관객들이 더욱 콘서트에 빠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특히 ‘울트라 소울’ 무대 후에는 곡이 끝났음에도 관객들이 “다시”를 연호해 하이라이트 부분만 두 번이나 더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이라이트 부분은 김재중이 “울트라 소울~”이라 부른 후, 관객이 “헤이”를 외치며 호응하는 부분. 김재중은 “내 노래보다 ‘울트라 소울’로 분위기가 업 됐다”며 무반주로 다시 “울트라 소울~!”을 불러 관객 호응을 유도한 뒤, “와, 이거”라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에 한 남성 관객의 주도로 “울트라 소울~! (헤이)”가 재현돼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김재중은 삐쳐서 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또 다른 일본곡인 ‘화장(化粧)’은 약 40년 전 가수 나카지마 미유키가 발표했던 노래로 김재중이 인터넷을 서핑하던 중 발견해 리메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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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콘서트 현장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김재중의 특별한 선물을 공연 내내 쏟아졌다. 김재중은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에 있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콘서트의 생동감을 높였다. 또한 대기실에서 관객을 비추는 카메라를 보며 직접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일본에서 인기 몰이 중인 지역 캐릭터 후나시의 특이한 말투까지 따라하며 유쾌한 시간을 만들었다. 탁자 위 맥주병이 있는 것을 보고 마이크 뒤로 병뚜껑을 따려다 실패하기도 하는 귀여운 모습도 보였다. 이날 드레스코드 ‘S(새디스트), M(마조히스트)’에 맞춰 온 관객들을 차례로 비추며 이야기도 나눴다. 중세 여왕처럼 가면을 쓰고 온 아주머니 팬부터 경찰 제복, 호피무늬 복장, 섹시한 산타복장을 입은 관객까지 특이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저마다 개성을 뽐냈다. 커플로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을 찾아 공개 프로포즈를 하는 깜짝 이벤트도 이뤄졌다.정규 1집 타이틀곡 ‘저스트 어나더 걸(Just another girl)’로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김재중은 곧이어 앙코르 무대를 시작하며 지난 1월 발표한 미니앨범 타이틀곡 ‘마인(Mine)’과 정규 1집 수록곡 ‘파라다이스(Paradise)’를 부르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뽐냈다. 세 시간여 동안 몸을 아끼지 않는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인 김재중과 관객들의 열정적인 호응이 어우러졌다. 관객들은 앙코르 무대에서 야광봉의 색깔을 모두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바꾸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김재중은 “여러분을 보면 힘이 납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재중은 “이번 달 26일이 되면 10주년이 된다. 긴 시간 동안 실제 활동은 반밖에 못 했지만 기쁜 일, 힘든 일, 슬픈 일 있었을 때마다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신 기간이 정말 행복했다”며 “4년이나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무대 뿐만이 아니라 언제나 늘 여러분께 응답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여려분과 시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2013년의 마지막, 로커의 매력으로 아시아를 뒤흔든 김재중의 인간적인 매력마저 함께 물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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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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