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나와라 뚝딱’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45,46회 9월 7일, 8일 오후 8시 45분

다섯 줄 요약

진숙(이경진)을 만난 순상(한진희)은 현수(연정훈)과 만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진숙은 순상에게 덕희(이혜숙)가 그 동안 현수에게 해 왔던 일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표한다. 종팔(김병옥)의 압박에 불안해진 덕희는 영애(금보라)를 모함하려 하지만 종팔이 보낸 녹음기에 의해 모든 진실은 밝혀진다. 충격을 받은 순상은 쓰러지고, 깨어난 후 진숙을 불러 속죄한다. 현수는 유나(한지혜)를 생모 진숙에게 소개하고, 몽희(한지혜)를 처제로 인정한다.

리뷰
한 편의 사극을 보는 듯 했다. 마치 부제로 ‘장희빈’ 정도는 붙어줘야 할 것 같은 익숙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숙종을 대변하는 듯한 순상(한진희)은 장희빈, 즉 덕희(이혜숙)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아내였던 진숙(이경진)이 불쌍해서 이혼을 감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외도’라는 명분이 생기자마자 진숙을 내쳤고, 덕희를 아내로 인정한다. 물론 그 순간에도 ‘혼인 신고’라는 최후의 보루를 두고, 정치적 혼란 가운데 있던 숙종이 그러했듯 완벽하게 덕희를 믿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덕희의 악행이 밝혀지자 순상은 다시금 ‘이 자리의 원래 주인’이었던 진숙을 언급한다. 덕희는 자신의 모든 죄가 밝혀진 순간까지도 자신의 아들인 현준(이태성)이 가져야 할 회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패악을 부린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믿을 수 없이 익숙하고, 때로는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면서도 보게 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숱하게 보아와 익숙하고 흥미로웠던 ‘장희빈’의 이야기 구성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극 초반, 순상의 집은 마치 과거 사극 속 ‘왕가’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줬다. ‘첩’이라는 단어가 이질감 없이 사용되고, 사극 속 후궁들이 자신의 아들이 왕위를 잇기를 바라는 것처럼 덕희와 영애(금보라)는 자신 소생의 아들들이 순상의 회사를 물려받기를 바라는 일념 하나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에게 자손은 과거 있었던 어떠한 부도덕한 일들 조차 묻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고, 순상 조차 자손을 낳은 덕희와 영애를 외면하지 못해 이 모든 비극은 시작된 것이었다. 이처럼 마치 왕가 후궁들의 권력 암투를 보는 것 같았던 ‘금 나와라 뚝딱!’의 정체는 46회에 이르러서 비로소 ‘장희빈’의 클리셰를 고스란히 따 온 것임을 드러냈다. 덕희는 사약을 앞둔 ‘장희빈’이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자신의 상황을 부정한 채 현준이 회사를 물려받기를 바라고 있고, 진숙은 그 험난한 세월을 거쳐 자신의 무죄를 밝혔던 인현왕후가 그러했듯 단정하고 우아하게 현준의 사과를 받으며 자신의 삶에 대한 속죄보다는 아들들의 화목을 원했다. 아들들을 놓고 누가 가장 적합한 후계자인가를 저울질하던 순상 역시도 숙종이 그러했듯 아들들과 아내들을 사업을 위한 도구로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게 했다.

순상을 비롯한 부모 세대의 인물들이 이처럼 현대극 안에서 흔하디 흔한 ‘장희빈’ 한 편을 찍고 있는 동안 현수(연정훈)를 비롯한 자식 세대들은 순식간에 변하는 감정들을 앞세우며 극을 정리하기에 바빴다. 현수는 뚜렷한 계기도 없이 그토록 절실하게 사랑했던 몽희(한지혜)를 한 순간에 처제로 인정하고, 현준(이태성)은 1년 이라는 시간 만에 증오했던 성은(이수경)을 용서하는 것은 물론 아람(박민하)까지도 딸로 받아들인다. 아람은 친 아빠와 보낸 세월은 온데 간데 없이 현준을 아빠로 따른다. 현태(박서준) 역시 ‘사랑’이라고 울부짖었던 미나(한보름)를 소리 소문도 없이 정리한 채 몽현(백진희)의 충실한 ‘아내 바보’로 살고 있다. 이유도, 근거도 없이 순식간에 변하는 ‘사랑’을 앞세운 삼형제는 그렇게 ‘극이 가야만 하는 결말’을 향해 가기 위해 황급히 자신의 감정들을 정리하며 여전히 어리둥절한 이야기의 흐름을 드러냈다.

산뜻한 모습으로 새로운 방식의 주말 드라마를 보여줬던 ‘금 나와라 뚝딱!’도 이렇게 수 없이 흔들리는 극의 방향을 결국은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막장의 콘셉트를 갖고도 충분히 새로운 전개를 드러낼 수 있었던 초반에 비해, 결국은 흔하디 흔한 ‘막장’의 전개와 절정을 갖고 갈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여전히 아쉽다. 남은 4회라도 ‘금 나와라 뚝딱!’은 과연 ‘중산층의 허세 속 진정한 행복’을 전했노라고 제대로 해명할 수 있을까.

수다 포인트
- 귀욤귀욤 열매를 먹은 듯 한 유나, 이토록 매력 터지는 츤데레라니!
- 현수야, 차를 멈추려거든 브레이크를 밟으면 된단다… 핸들이랑은 상관 없어…
- 이 드라마의 위너는 결국 ‘돈’ 하나는 제대로 챙긴 종팔?!

글. 민경진(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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