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미니앨범 ‘Her Voice’를 발표한 김예림
“목소리가 재능이다.” 유희열이 가수 김예림을 소개하는 말이다.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예림과 함께 떠올리는 건 목소리다. 독특하면서도 묘하게 듣는 이를 빨아들이는. 가수로서 매력있는 목소리를 가졌다는 건 큰 장점이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출발점일 뿐이다. 가수 김예림의 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김예림”이라고 말하는 누군가가 생기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목소리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데뷔한 지 세 달째를 맞는 김예림에게 벌써부터 그것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다. 성급하지 않게, 차분히 기본부터 다져야 한다.Q. ‘슈퍼 매치’ 잘 봤다. 소속사 사장 윤종신은 전직 ‘나는 가수다’ MC도 맡았었는데, 경연 프로그램 경험자로서 따로 조언을 해주지는 않던가.
그녀의 소속사 미스틱89의 대표 윤종신도 그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맞춤 정장처럼 김예림의 목소리에 딱 맞춘 ‘All right’으로 귀를 끌어들였고, 개성 있는 뮤지션들이 힘을 보탠 미니 앨범 ‘A voice’로 어느 정도 신뢰를 얻었다. SBS 파일럿 프로그램 ‘슈퍼매치’에서는 자기보다 42년 앞서 데뷔한 선배 양희은과 무리 없이 호흡을 맞췄다. 부지런한 행보지만, 성급하게 느껴지는 구석은 없다. 트렌드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가수의 기본에 충실하려는 흔적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9일 두 번째 미니 앨범 ‘Her voice’를 발표하는 김예림을 만났다. 그녀는 ‘대표님’, ‘사장님’, ‘PD님’, ‘선배님’이라는 말 대신 ‘종신 쌤’이라는 말로 윤종신을 지칭했다.
김예림: ‘종신 쌤’은 원래 그런 조언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먼저 부딪쳐 보고 스스로 깨닫길 바라신다. 사소한 부분에 관여하기보다는 나를 그냥 믿어주신다.
Q. 많이 부딪쳤다. 프로그램에서 선배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했으니까. 2개월밖에 안 된 신인이지만, 그래도 선택받지 못하고 남겨진다는 건 속상한 일일 것 같은데.
김예림: 속상할 이유가 없다. 녹화 전에는 나를 알지도 못할 거라 생각했다. ‘이름은 아시려나?’ 싶었다. 누군가 절 선택해 주신다면 물론 영광이지만, 후배 팀만 해도 경력이 10년 넘은 분들이 많았다. 아예 기대를 안했다.
Q. 그래도 결국 1지망이었던 양희은과 한 조가 됐다. 원했던 파트너라 그런지 혼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양희은과 같이 있을 때 더 편안해 보이더라. 무섭지 않았나.
김예림: 만나 뵙기 전엔 좀 무서운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해주셨다.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며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음악적으로나 노래를 하는 부분은 또 믿고 맡겨 주시고.
Q. 다른 팀과 달리 ‘506’은 파트를 나누거나 무대를 구상하는 부분이 방송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양희은의 의견을 많이 따랐을 것 같다.
김예림: 콘셉트나 편곡, 무대 구성 등을 나에게 많이 맡겨 주셨다. 샌드 애니메이션 구상도 우리 쪽에서 준비했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나를 믿고 많이 맞춰 주신 것 같다.
Q. 양희은은 즐기는 마음으로 참가한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신인 입장은 좀 다르지 않나. 긴장도 되고,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을 것 같은데.
김예림: 어떤 무대든 다 긴장은 된다. 그런데 ‘제주도의 푸른 밤’ 자체가 편안한 곡이다 보니, ‘잘해야지’ 하는 부담을 갖기보다는 즐기면서 편안하게 부를 때 관객들도 좋게 들어 주실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언제 또 이렇게 쟁쟁한 선배님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겠나. 경쟁이나, 나를 어필하기보다는, 여러모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Q. 데뷔 후 김예림의 행보는 존박의 행보와 비슷한 점이 있다. 존박에게 김동률과 이적이 있다면, 김예림에게는 윤종신이 있는데. 조력자로서 윤종신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
김예림: ‘종신 쌤’은 다방면을 다 하시다 보니까 옆에서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다. 작곡가이기만 했다면, 옆에서 그냥 주시는 노래만 불렀겠지. 근데 작사도 하고 프로듀싱도 하고 예능도 하고, 심사위원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한다. 그래서인지 “너무 음악만 하지 말라”고 항상 말씀하신다. 하루 종일 음악만 하면 곡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어디서 경험할 거냐고. 스무 살이라는 나이에 할 게 참 많은데, 음악 말고도 다른 걸 즐기고 경험하라는 말씀을 하신다.
Q. 예능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을 때 원빈과 유희열을 비교하면서 천하의 유희열을 당황시켰다. 의외로 재치 있게 말도 잘하던데.
김예림: 기회가 된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예능은 워낙 다른 분야다 보니 좀 더 적응도 해야 할 것 같고,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Q. 그날 무대에서 유희열이 직접 피처링을 했다. 보컬로서 유희열의 목소리를 어떻게 평가하나. “너무 좋았어요”라는 말 속에 혹시 또 다른 진심이 숨어 있진 않나.
김예림: ‘All right’ 무대에 누군가 피처링으로 같이 선 게 처음이었다. 음악방송에서도 안 했으니까. 확실히 파트너가 생기니까 재밌더라. 나는 유희열 선배님 목소리가 좋다. 어느 부분이 어떻게 좋다고 콕 찝어 말하기는 힘든데, 그냥 들었을 때 느낌이 좋다.
두 번째 미니앨범 ‘Her Voice’를 발표한 김예림
Q. 지난 미니앨범에 이어 이번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들도 쟁쟁하다. 다들 자기 색깔이 있는 뮤지션들인데. 작곡가들이 요구하는 것을 따라가기 힘들지는 않았나. 김예림: 자랑 같지만, 원래 녹음을 좀 수월하게 하는 편이다. 내가 받는 곡들이 다 어려운 곡들이긴 하다. 근데 ‘종신 쌤’이 내 역량에 딱 맞는 곡들을 골라 주신다.
Q. 그렇다 해도 고찬용의 곡은 정말 어렵지 않나? 고찬용의 예전 곡들을 들어보면 대부분 멜로디 라인이 난해하다. 소화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김예림: 맞다. 쉽지 않다. 디렉팅을 어떻게 하실지 가늠이 안돼서 녹음하기 전에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그나마 좀 쉬운 곡을 주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마쳤다.
Q. 고찬용뿐 아니라, 김광진, 이규호, 이상순 등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했던 실력있는 작곡가들의 좋은 음악이 김예림을 통해 소개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김예림: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감사한 일이다. 난 어릴 적부터 그 분들의 음악을 좋아했으니까, 나로선 영광이지, 내 목소리에 딱 맞는 곡을 받아 부르는 것만으로 그 분들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면. 그런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다.
Q. 앨범 타이틀이 지난 앨범과 거의 똑같다. ‘Her Voice’와 ‘A Voice’의 차이가 뭔가.
김예림: 목소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둘 다 ‘Voice’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차이가 있다면, 첫 앨범은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목소리를 담았다. 목소리 톤이나 표현 방식도 다양했고, 곡들도 개성이 강했다. 그에 비해 이번엔 구체적으로 ‘여자 보컬리스트의 목소리’, 즉 내 목소리를 들려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앨범을 구성할 때도 통일성을 좀 더 고려했고.
Q. ‘Rain’, ‘Urban Green’의 가사를 윤종신, 퓨어킴과 함께 셋이서 썼더라. 세 명이 함께 가사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김예림: 우리끼리 정기적으로 갖는 작사 스터디 모임이 있다. 따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얘기를 나눈다. 평소에 무슨 생각 하는지, 이런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수다를 떠는 거다. 거기서 나온 얘길 추려서 쓰는 경우도 있고, 나랑 퓨어킴 언니가 얘기한 내용을 ‘종신 쌤’한테 보내기도 하고.
Q. 윤종신은 트위터에 “새로운 창작 통로가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며 둘의 작사 감각을 칭찬했던데, 작사를 처음 해보는 사람 입장에서 재밌는 경험이었을 것 같다.
김예림: 맞다, 재밌었다. 두 분 모두 본인의 생각에 솔직한 분들이니까. 그래서 나도 그 영향을 받아 내 얘기를 좀 더 하려고 하고, 내가 평소 생각했던 걸 더 쓰려고 하게 된다. ‘Rain’도 완전 내 이야기다. 비에 대해 내가 평소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한.
Q. 미스틱89에는 좋은 작곡가도 많다. 앨범에도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참여했고. 옆에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김예림의 자작곡은 언제쯤 들어볼 수 있을까?
김예림: 빨리 내고 싶은 욕심은 없다. 뭐든지 다 마찬가지다. 자작곡을 내면 물론 좋겠지. 내 색깔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 근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하고 싶다고 급하게 자작곡에 도전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충분히 준비가 되면 할 것 같다. 바로 내년일 수도 있겠지만, 또 아주 나중일 수도 있고. 급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Q. 미스틱89의 영향도 있겠고, 본인의 성향도 있겠고 김예림에게서는 아날로그 느낌이 많이 난다. 정적인 분위기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슈퍼스타K’ 때 ‘Poker face’를 부르던 모습도 좋았다. 춤이나 다른 색깔의 음악으로 ‘의외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없나.
김예림: ‘종신 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우린 새로운 걸 항상 하고 싶어한다. 꼭 어떤 음악을 해야 한다는 틀은 없다. 제 목소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어떤 것도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러고 싶다. 의외의 음악이 내 색깔과 만나 또 다른 개성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Q. 누군가의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종종 말했다. 소박한 것 같기도 하고, 큰 꿈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벌써 이뤄진 꿈일지도 모르겠다. 그 꿈을 이룬다면, 가수로서 또 어떤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
김예림: 딱 어느 위치에 올라야지, 그런 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내 방식대로 하다 보면 나만의 위치에 가 있겠지. 그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배우는 단계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매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 물론 ‘종신 쌤’은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계시지 않을까. 하지만 난 지금에 집중하려고 한다. 먼 목표를 세우기엔 당장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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