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와 결혼하며 삶의 새로운 막을 연 배우 변요한의 얼굴에는 유쾌함과 함께 한결 단단해진 마음가짐이 묻어났다. 지난 2월 티파니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 이하 '타짜4')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그는 주연 배우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묵직한 책임감을 나타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타짜4'는 2006년 시작된 국내 대표 범죄 오락 영화 '타짜'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화투에서 글로벌 홀덤으로 판을 넓힌 '타짜4'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배신과 복수로 얽힌 채 펼치는 목숨 건 승부를 그린다.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시리즈의 마지막을 책임진 만큼 변요한이 느낀 중압감은 상당했다.
"솔직히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평생 놀림거리'라고 생각했어요. 피하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비겁하게 느낄 것 같아 운명이라 생각하고 두려움을 직면했습니다."
변요한이 '타짜4'에서 매료된 지점은 '본질적인 감정'이었다. 영화가 우정이나 시기, 질투와 같은 인간의 감정을 솔직히 다룬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켜면 너무 방대한 데이터를 접하게 돼요. 그러면서 하나의 감정을 크게 느끼기보다는 너무 많은 감정을 빠르게 느끼게 돼요. 제가 딜레마를 느끼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타짜4'에는 본질적인 감정이 나와요. 친구들끼리 겪을 수 있는 순수하면서도 자칫 무서울 수 있는 감정이요. 우정이라는 감정을 콕 짚어서 연기하고 싶었어요. 어떤 걸 느낄 수 있을지 궁금했죠. 노재원 배우가 다가와주고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친한 친구도 얻은 것 같아요."
'타짜4'에서 박태영을 향한 장태영의 처절한 복수판이 펼쳐지는 무대는 '홀덤' 테이블이다. 서사의 중요한 대목인 만큼 게임에 대한 준비도 치열했다. 변요한은 "실제 '타짜' 선생님을 찾아가 배웠다. 집에서는 거의 칩을 돌리다가 칩과 함께 잠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본편에서 자잘한 손기술보다 고도의 심리전이 주로 담겼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감독님이 잔기술보다는 정공법을 택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배우들이 노력한 냄새와 향기가 나요. 그 향기가 나서 충분히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극 중 장태영은 절친에게 배신당해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복수의 판을 짠다. 캐릭터의 극적인 굴곡을 시각적으로도 구현하기 위해 변요한은 혹독한 감량 투혼과 파격 노출까지 감행했다. 그는 "제 엉덩이가 맞다. 두 번을 벗었다"며 호쾌하게 인정했다.
"풍요롭게 살 때의 육체와 모든 것을 잃은 후 강인해진 육체를 몸의 변화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평소 체중이 80kg이 넘는데 10kg 이상을 감량했어요. 사실 죽을 뻔했죠. 하하. 5개월이라는 시간 안에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나 봐요. 에너지를 한계치 이상으로 쓰다 보니 저혈당 쇼크가 와서 응급실에 갔다왔습니다. 알러지 체질이라 약을 함부로 못 쓰는데, 마운자로보다는 고통과 노동이 좋은 것 같아요. 하하."
새신랑인 변요한에게 노출신과 베드신은 아내에게 다소 조심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었다. 변요한은 "아내는 아직 영화를 못 봤지만, 추천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친구도 이 일을 오래 해온 사람이라 내가 준비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먼저 헤아려줘요. 객관화가 잘돼 있는 친구라 작품을 보는 데 전혀 지장이 없어요."
반려자 티파니와 함께 연 '인생의 챕터2'는 배우이자 인간 변요한을 한층 깊어지게 만들었다. 변요한은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지금 많이 행복하다"며 "힘든 세상 믿어주는 사람과 같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분 좋다. 집에 들어갈 때 참 편하다"고 말했다.
"저를 믿어준다는 것, 어디까지 믿어줄지 말로 표현은 못 하겠지만 체감되는 게 있고 저도 그만큼 믿어요. 그게 제일 멋있는 거 아닐까요. 하하."
가정을 꾸린 데 이어 영화 '손 없는 날', '파문' 등 차기작까지 쉼 없이 쏟아지며 그야말로 커다란 행운을 맞이하고 있는 변요한. 극 중 장태영처럼 실제로도 운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연기할 수 있음에, 오늘 이런 시간이 와서 인터뷰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게 운이라는 건 자기를 용서하고 지키는 방법인 것 같아요. 나의 콤플렉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제가 더 큰 사람이 돼요. 그러면 운도 더 좋다고 느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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