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서프라이즈'와 '해피투게더'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MBC, KBS2
'서프라이즈'와 '해피투게더'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MBC, KBS2
친숙한 이름은 돌아왔지만, 특유의 정체성은 희미해졌다. '서프라이즈'와 '해피투게더'가 각각 재정비와 부활을 택했지만 시청률은 1~2%대에 머물고 있다. 익숙한 간판은 초반 시선을 끌었지만, 왜 그 이름이어야 하는지를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름값 못했다…'서프라이즈'·'해투' 소환은 했는데, 정체성은 어디로 [TEN스타필드]
MBC 장수 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지난해 10월 휴식기를 선언한 뒤 약 3개월 만인 올해 1월 '서프라이즈 : 미스터리 살롱'으로 돌아왔다. 2002년 첫 방송 이후 23년간 이어진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면서 제목부터 구성까지 큰 폭의 변화를 택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상징은 재연극이었다. 국내외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과 역사 속 흥미로운 이야기를 배우들의 재연과 내레이션으로 전달했다. 진행자의 존재감을 앞세우기보다 하나의 이야기를 짧고 밀도 있게 보여주는 방식이 오랜 시간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서프라이즈 : 미스터리 살롱'에서는 이찬원, 곽범, 박소영이 전면에 나섰다. 특히 이찬원은 이야기 진행에 그치지 않고 재연에도 직접 참여하며 역할을 넓혔다. 기존 재연극에 MC들의 토크와 해석, 리액션을 더해 예능적 요소를 강화했다.
'서프라이즈'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MBC
'서프라이즈'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MBC
변화를 줬지만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기존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휴식기 직전까지 주로 2%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서프라이즈 : 미스터리 살롱' 역시 1~2%대를 오가고 있다. 기존 시청층을 붙잡으면서 새로운 재미까지 더하려는 시도였지만, 재연극 사이에 MC 토크가 들어오면서 간결했던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고 프로그램 고유의 몰입감도 약해졌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KBS2 '해피투게더' 역시 종영 6년 만에 익숙한 이름을 다시 꺼냈다. 과거 '해피투게더'는 '쟁반노래방'을 비롯해 사우나와 찜질방을 배경으로 한 토크, '야간매점' 등 시대마다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포맷을 만들어냈다. 찜질방 옷을 입은 MC와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종영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나 새롭게 돌아온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는 과거의 대표 포맷을 계승하거나 변주하는 대신 음악 오디션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택했다. 유재석, 윤종신, 장항준이 진행을 맡아 참가자의 음악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제작진은 이를 '국내 최초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이라고 소개했다.
'해피투게더'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KBS2 방송 화면 캡처
'해피투게더'가 오랜만에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사진제공=KBS2 방송 화면 캡처
프로그램 이름은 같지만 과거 '해피투게더'와의 연결고리는 찾기 어렵다. 찜질방 토크와 '야간매점' 등 기존의 대표 포맷을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는 사실상 별개의 프로그램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음악과 참가자의 사연을 결합해 스튜디오에서 풀어내는 구성도 기존 음악·오디션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차별성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청률도 첫 방송의 관심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7월 전국 기준 3.0%로 출발했지만 2회 만에 2.6%로 하락한 뒤 1~2%대에 머물고 있다. 6년 만에 돌아온 '해피투게더'라는 이름은 초반 관심을 끄는 데 힘을 발휘했지만, 고정 시청층을 확보해 상승세를 만드는 동력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두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대중에게 각인된 이름을 다시 꺼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프라이즈'는 23년간 이어온 재연극 중심의 구성에 MC 토크를 강화했고, '해피투게더'는 기존 포맷 대신 음악 오디션을 선택했다. 변화의 방향은 달랐지만, 과거의 이름과 현재의 포맷 사이에서 뚜렷한 접점을 만들지 못했다는 결과가 비슷하다.

방송 환경이 달라진 만큼 과거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장수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필요하고, 옛 포맷을 그대로 되살리는 것 역시 추억에 기대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익숙한 이름을 소환할 때에는 시청자가 오랜 시간 쌓아온 기대감까지 따라온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프라이즈'에는 재연극을 통한 독특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 있었고, '해피투게더'에는 시대마다 시청자가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대표 포맷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유무가 아니라, 달라진 구성 안에서도 '서프라이즈'와 '해피투게더'여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름만 돌아오고 그 이름을 만든 색깔이 사라진다면, 과거의 간판을 다시 꺼내 든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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