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상징은 재연극이었다. 국내외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과 역사 속 흥미로운 이야기를 배우들의 재연과 내레이션으로 전달했다. 진행자의 존재감을 앞세우기보다 하나의 이야기를 짧고 밀도 있게 보여주는 방식이 오랜 시간 프로그램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서프라이즈 : 미스터리 살롱'에서는 이찬원, 곽범, 박소영이 전면에 나섰다. 특히 이찬원은 이야기 진행에 그치지 않고 재연에도 직접 참여하며 역할을 넓혔다. 기존 재연극에 MC들의 토크와 해석, 리액션을 더해 예능적 요소를 강화했다.
KBS2 '해피투게더' 역시 종영 6년 만에 익숙한 이름을 다시 꺼냈다. 과거 '해피투게더'는 '쟁반노래방'을 비롯해 사우나와 찜질방을 배경으로 한 토크, '야간매점' 등 시대마다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포맷을 만들어냈다. 찜질방 옷을 입은 MC와 게스트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종영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나 새롭게 돌아온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는 과거의 대표 포맷을 계승하거나 변주하는 대신 음악 오디션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택했다. 유재석, 윤종신, 장항준이 진행을 맡아 참가자의 음악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제작진은 이를 '국내 최초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이라고 소개했다.
시청률도 첫 방송의 관심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7월 전국 기준 3.0%로 출발했지만 2회 만에 2.6%로 하락한 뒤 1~2%대에 머물고 있다. 6년 만에 돌아온 '해피투게더'라는 이름은 초반 관심을 끄는 데 힘을 발휘했지만, 고정 시청층을 확보해 상승세를 만드는 동력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두 프로그램은 오랜 시간 대중에게 각인된 이름을 다시 꺼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프라이즈'는 23년간 이어온 재연극 중심의 구성에 MC 토크를 강화했고, '해피투게더'는 기존 포맷 대신 음악 오디션을 선택했다. 변화의 방향은 달랐지만, 과거의 이름과 현재의 포맷 사이에서 뚜렷한 접점을 만들지 못했다는 결과가 비슷하다.
방송 환경이 달라진 만큼 과거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장수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필요하고, 옛 포맷을 그대로 되살리는 것 역시 추억에 기대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익숙한 이름을 소환할 때에는 시청자가 오랜 시간 쌓아온 기대감까지 따라온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프라이즈'에는 재연극을 통한 독특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 있었고, '해피투게더'에는 시대마다 시청자가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대표 포맷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유무가 아니라, 달라진 구성 안에서도 '서프라이즈'와 '해피투게더'여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름만 돌아오고 그 이름을 만든 색깔이 사라진다면, 과거의 간판을 다시 꺼내 든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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