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익숙한 '우주떡집' 지고 낯선 '대등왜' 떴다…나영석 예능의 엇갈린 성적표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텐아시아 DB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텐아시아 DB
잘 아는 사람들과 가장 자신 있는 장르를 택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흐름이다.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에도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낯선 얼굴들을 한데 모은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이하 '대등왜')는 상승세를 탔다. 익숙한 출연진과 검증된 포맷을 결합해온 나영석표 성공 공식도 이제는 새로움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나영석, 믿는 도끼 꺼냈는데 시청률은 빠졌다…'우주떡집'의 역설 [TEN스타필드]
tvN '우주떡집'은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호흡을 맞춘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이 떡집을 운영하는 예능이다. 이미 검증된 네 사람의 호흡에 나영석 PD가 '윤식당', '서진이네'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성공시킨 장사 포맷을 결합했다.

출발은 좋았다. 2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3.0%까지 올랐다. 하지만 3회 2.7%, 4회 2.6%로 하락했고, 5회에서 2.8%로 소폭 반등한 뒤 지난 4일 방송된 6회가 2.5%를 기록하며 자체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전히 2049 시청률과 케이블 채널 순위에서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초반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하다.

초반에는 여행하고 게임하던 네 사람이 떡을 만들고 손님을 상대한다는 변화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만 회차가 쌓이면서 장사라는 포맷이 '지락실' 4인방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커졌다. 이들의 강점은 자유로운 돌발 행동과 제작진과의 티키타카에서 나왔는데, 주문과 조리, 서빙이라는 정해진 업무에 묶이자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가 제한됐다.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tvN '우주떡집'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tvN '우주떡집'
포맷 자체도 익숙하다. 메뉴를 배우고 영업을 시작한 뒤 손님이 몰리면 주문이 밀리고, 실수가 발생하면 이를 수습하는 과정은 '윤식당'과 '서진이네'에서 여러 차례 봐온 그림이다. 제작진은 서울 연희동 2호점과 신메뉴, 예약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장사 예능의 큰 틀까지 달라지지는 않았다. 변화를 시도한 6회가 오히려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반등을 위한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넷플릭스 '대등왜'의 분위기는 다르다. 카더가든, 데이식스 도운, 이채민, 올데이프로젝트 타잔 등 기존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조합을 앞세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 5일 만에 넷플릭스 국내 시리즈 1위에 오르며 성적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대등왜'의 가장 큰 무기는 출연자 사이의 관계와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카더가든은 끊임없이 불평하고, 도운과 이채민, 타잔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산에 적응한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조차 미리 설계하기 어려운 캐릭터와 관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나영석 PD의 '우주떡집'이 초반 호평과 달리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화려한 해외 로케이션이나 익숙한 스타의 힘에 기대기보다 출연자들이 함께 고생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에 집중한 것도 유효했다. 이미 성격과 역할, 관계성이 익숙한 '우주떡집' 멤버들과 달리 '대등왜'에서는 누가 어떤 캐릭터를 가져갈지 알 수 없었다. 이 불확실성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물론 TV 시청률과 넷플릭스 순위는 집계 방식과 시청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우주떡집' 역시 고정 시청층과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가 익숙한 조합보다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우주떡집'은 '지락실' 4인방과 장사 예능이라는 나영석 PD의 필살기를 한꺼번에 꺼냈다. 안정적인 선택이었지만, 익숙한 출연진과 익숙한 포맷이 만나면서 오히려 예상 가능한 장면이 늘어났다. 반면 '대등왜'는 낯선 얼굴들의 어색함과 시행착오를 그대로 재미로 바꾸며 국내 넷플릭스 1위까지 올랐다.

결국 '우주떡집'에 필요한 것은 익숙함을 넘어설 한 방이다. 이미 성공한 멤버와 포맷을 다시 결합하는 것만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기는 어려워졌다. '지락실' 4인방의 장사 도전에서 출발한 '우주떡집'이 남은 회차에서 이들의 장점을 되살릴 새로운 관계와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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