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꽃파당', '연애전쟁' 포스터./사진제공=JTBC
'꽃파당', '연애전쟁' 포스터./사진제공=JTBC
매각 절차라는 벼랑 끝에 몰린 JTBC가 '편성 대수술'로 마지막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일부 드라마 제작 지연으로 생긴 빈자리를 수년 전 종영한 구작으로 메우는 한편, 평일 밤 메인 프라임 타임에는 예능 라인업을 촘촘하게 전진 배치해 시청률 방어에 나서는 임시방편을 꺼내 들었다.
드라마는 '재탕' 예능은 '1%대 침체'…'매각 돌입' JTBC 개편의 씁쓸한 민낯 [TEN스타필드]
JTBC는 오는 8월 31일부터 대대적인 평일 블록 개편을 단행한다.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을 오후 8시 50분으로 앞당기고, 주중 매일 오후 9시 50분에는 요일별 대표 예능을 연달아 내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개편으로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의 방송 요일과 시간대도 대거 조정된다. 화요일에 방송되던 '연애전쟁'은 월요일로, 수요일 터줏대감이었던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한블리)는 화요일로, 월요일에 방송되던 '톡파원 25시'는 수요일로 자리를 옮긴다. 오후 10시 30분에 방영되던 '이혼숙려캠프'는 목요일 오후 9시 50분으로 당겨졌고, 휴식기를 가졌던 '강연배틀쇼 사(史)기꾼들 : 역사 이야기꾼들'은 금요일 오후 9시 50분으로 복귀한다. 주말의 '아는 형님'과 '냉장고를 부탁해'를 제외하면 평일 간판 예능들의 요일과 시간을 통째로 뒤섞은 셈이다.
JTBC 로고 / 사진 = JTBC 제공
JTBC 로고 / 사진 = JTBC 제공
이러한 대대적인 개편에는 JTBC가 처한 냉혹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28일 서울회생법원은 JTBC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 6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진행해오던 자율구조조정(ARS) 절차를 종료하고, 법정 회생절차와 조속한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존폐의 기로에서 불필요한 제작비 감축이 불가피해지며 방송 전반의 편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JTBC는 토일드라마 '아파트' 후속으로 2019년 방영작인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을 다시 꺼내 들었고, 과거 편성이 불발됐던 미방영작 '날아올라라 나비'까지 9월 긴급 편성표에 올리는 등 '과거작 재탕'으로 공백을 버티는 실정이다.

평일 밤을 책임져야 할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적표도 밝지는 않다.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스테디셀러'라는 방송사의 자평이 무색하게, 현재 JTBC 간판 예능들은 1~2%대 시청률에 갇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효리·서장훈을 앞세운 '연애전쟁'을 비롯해 화려하게 부활했던 '냉장고를 부탁해'마저 1%대에 머물러 있다. '한블리'와 '톡파원 25시', 목요일 밤의 '이혼숙려캠프' 역시 2%대 초반 턱걸이에 불과하다.
'이숙캠', '한블리' 포스터./사진제공=JTBC
'이숙캠', '한블리' 포스터./사진제공=JTBC
간판 장수 예능마저 주축 멤버들의 공백으로 흔들리고 있다. 1%대 시청률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아는 형님'은 건강 문제로 잠정 자리를 비운 김희철에 이어, 11년간 활약해 온 원년 멤버 민경훈마저 재충전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다. 하차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핵심 멤버들의 연이은 부재로 프로그램의 동력이 약화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재정비를 거쳐 복귀하는 '사기꾼들' 역시 저조했던 화제성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이번 개편은 시청자 유입을 위한 공격적 승부수라기보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신작 드라마를 포기하고 가성비 예능으로 시간표를 채워 넣은 '방어전'에 가깝다는 평가다.

JTBC는 오는 10월 안효섭 주연의 '파이널 테이블'을 시작으로 안보현·이성민 주연의 대작 사극 '신의 구슬', 내년 김희애 주연의 '골드 디거'와 전지현·지창욱 주연의 '인간X구미호' 등 굵직한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과 함께 매각 추진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JTBC가 '예능 총력전'과 '과거작 카드'로 경영 정상화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안방극장의 외면만 재확인하게 될지 방송가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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