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그림자 도시 - 1971 광주대단지 사건' 편으로 꾸며졌다. 남규리와 배우 이광기, 윤병희가 리스너로 출연해 대한민국 최초의 대규모 도시 빈민 투쟁으로 평가받는 '8.10 성남항쟁(광주대단지 사건)'을 되짚었다. 이날 '꼬꼬무'의 2049 시청률은 0.9%로 동시간대 교양·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했다.
1971년 8월 10일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는 수만 명의 주민이 관공서를 점거하고 차량을 불태우는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주민은 시내버스를 탈취해 청와대로 향하려 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배경에는 박정희 정권의 무리한 도시 정비 사업과 이주민에 대한 방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은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했다. 수만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우물이 몇 개뿐이었던 탓에 오염된 물을 마신 주민들이 집단 대장염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김현옥 시장은 이주 정책과 관련해 "사람들은 원래 10만 명 정도 모아놓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뜯어먹고 살아가는 법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극심한 한파 속에서 아이들이 동사하고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산모가 아기를 삶아 먹었다"는 괴담까지 퍼졌다. 실제로는 극심한 기아 속에서 출산한 산모와 갓 태어난 아기가 영양실조로 함께 숨진 사건이었다. 윤병희는 "듣는 것만으로 고통스럽고 처참하다"라고 안타까워했고, 이광기는 "삶의 터전이 아니라 죽음의 도시"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여기에 과도한 세금까지 부과되면서 주민들은 전 재산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결국 8월 10일 대화를 약속한 장소에 서울시장이 나타나지 않자 쌓여 있던 불만이 폭발했다. 관용차와 경찰차가 불탔고 일부 주민은 버스를 탈취해 청와대로 향했다.
정부는 경찰 기동대를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주민들은 막대기와 호미 등을 들고 맞섰지만 결국 물러났다. 이후 정부는 토지 가격 인하를 약속했으나 주민들을 구속하고 가혹한 고문을 자행했다. 성남시 승격 이후에도 주민들은 '가난한 폭도'라는 낙인을 우려해 출신을 숨겨야 했다.
이 사건은 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 빈민 투쟁으로 재평가되며 '8.10 성남항쟁'으로 불리게 됐다. 이광기는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행위"라고 짚었고, 남규리는 "늦었지만 국민 주권이 보호될 수 있는 역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남규리는 자기 경험을 꺼내며 현재의 주거 문제와 연결 지었다. 그는 "나 또한 옥탑방에서 산 적이 있었다"라고 고백한 뒤 "주거 약자 문제는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가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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