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호프'의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포지드필름스도 입장문을 냈다. 양사는 황정민이 스토킹 피해와 관련해 이미 법적 조치를 진행한 사안이라며, 영화와 관계사들을 상대로 한 비방 게시물과 메일 발송 등이 작품의 정상적인 흥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업무방해를 비롯한 불법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배우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거나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황정민의 선택은 이례적으로 비칠 수 있다. 소속사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예정된 홍보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입장과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오랜 기간 준비한 대형 프로젝트로, 황정민뿐 아니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한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했다. 주연 배우 개인의 문제로 홍보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작품과 동료들에게까지 부담이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무대인사를 유지한 배경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정면돌파가 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무대인사에 대한 관심이 작품보다 황정민의 표정과 발언에 집중될 경우 영화 홍보의 본래 취지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논란에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더라도 현장마다 관련 보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도 관심사다. '호프'는 500억~6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 영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개봉 전에는 손익분기점이 700만~8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해외 선판매 성과를 반영하면 국내 관객 약 500만 명 수준에서 수익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배급사가 정확한 손익분기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만큼 이는 업계 추산치다.
이처럼 흥행의 분수령을 맞은 상황에서 황정민 관련 의혹이 작품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은 '호프'로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관객 감소에는 신작 개봉과 상영관 재편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논란의 영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영화에 대한 담론이 배우 개인의 문제로 옮겨갔다는 점은 분명하다.
순항하던 '호프'는 대형 경쟁작의 등장에 이어 주연 배우를 둘러싼 논란까지 겹쳤다. 황정민은 예정된 무대인사를 이어가며 작품의 홍보 일정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그의 정면돌파가 영화에 대한 책임감으로 받아들여질지, 오히려 논란을 장기화하는 요인이 될지는 결국 관객 반응과 향후 흥행 흐름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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