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수민은 '김부장'으로 데뷔했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배우 서수민은 '김부장'으로 데뷔했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지인들한테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김부장' 1화가 방송된 다음 날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 있더라고요. '너 혹시 민지야?'라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을 통해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딘 서수민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배우의 꿈을 알리지 않은 채 홀로 도전을 이어왔다. '김부장'은 평범한 아빠였던 김부장(소지섭 분)의 딸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다. 연기 경력도,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았던 서수민은 극 중 소지섭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서수민은 오디션을 거쳐 '김부장'에 합류했다. 연기를 전공한 적이 없어 소속사에 들어간 뒤 정식으로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김부장' 오디션에 합격한 연기 영상에 대해 "소속사에 들어오고 3개월쯤 됐을 때 찍은 영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한 장면을 연기했는데, 장면을 똑같이 따라 하기보다는 대사를 읽으며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연기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시선 처리나 발성이 어색해서 제 마음엔 들지 않았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연기하지 않는 것 같은 연기'가 감독님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아요."
배우 서수민은 극 중 소지섭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배우 서수민은 극 중 소지섭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데뷔작부터 주목받은 서수민은 연기 활동에 앞서 온라인에서 먼저 얼굴을 알린 인물이다. 유튜브에 올린 평범한 일상을 담은 짧은 영상이 조회수 300만 회를 돌파한 것은 물론, 매체 데뷔 전부터 SNS 팔로워 3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던 것. 이 때문에 서수민은 '알고리즘이 먼저 알아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화제가 된 유튜브 영상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올린 거였어요. 사실 그때도 소속사가 있는 상태라 영상을 올렸다가 혼나기도 했죠. 그런데 3개월 뒤에 또 올렸고, 많은 분들이 그 영상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SNS를 통해 먼저 화제를 모은 만큼 일각에서는 '인플루언서 출신' 배우라는 편견 어린 시선도 있었다. 더욱이 연기 경력이 전무했던 터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서수민은 첫 방송부터 학교폭력 피해자의 상처를 지닌 얼굴부터 현실적인 딸의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연기 호평을 받았다.

"스스로를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면서 그런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호평을 듣고 기분도 좋았지만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소지섭 선배님의 오랜만의 복귀작이기도 했고, 원작 팬들도 많아서 혹시라도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컸거든요."
배우 서수민의 데뷔작 '김부장'은 시청률 23%를 돌파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배우 서수민의 데뷔작 '김부장'은 시청률 23%를 돌파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 사진 제공=와이원엔터테인먼트
'김부장'은 소지섭이 2013년 '주군의 태양' 이후 13년 만에 SBS에 복귀한 작품이었다. 서수민은 작품 속 소지섭의 딸이 되어 남다른 부녀 호흡을 선보였다. 그는 소지섭의 첫인상에 대해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내가 선배님의 딸이라고?' 하면서 다시 한번 놀랐다"며 웃음을 안겼다.

"가장 첫 촬영이 기억에 남아요. 여기저기 카메라가 너무 많았고, 제가 생각했던 현장과는 조금 달라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때 소지섭 선배님이 제게 딸기 사탕을 건네주시면서 '딸, 잘해보자'고 말씀해 주셨어요. 최근에도 연락을 드렸는데, 촬영 초반에는 '선배님'이라고 불렀다면 이제는 '아빠'라고 부른답니다. 하하."

배우들의 끈끈한 팀워크는 작품의 성과로도 이어졌다. '김부장'은 시청률 23.1%를 돌파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다. 데뷔작부터 큰 성공을 거둔 서수민은 일찌감치 올해 SBS '연기대상' 신인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수민은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많아 후보에 오르기만 해도 기쁠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의 목표는 신인상을 받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듯이, 저 역시 누군가의 시야를 넓혀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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