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나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방송인 이나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JTBC의 경영난을 두고 나온 비슷한 발언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달랐다. JTBC 예능 출연진들의 자조에는 웃음이 섞였지만, 프리랜서 방송인 이나연의 말에는 "프로 의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같은 어려움을 언급했는데도 반응이 엇갈린 이유는 발언의 맥락에 있었다.
.
.
JTBC는 최근 경영난 속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경영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프로그램 안팎에서도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JTBC 골프 채널에서 MC를 맡고 있는 이나연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회사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녹화 전 1층 로비에서 화상 수업을 마친 그는 "이런 말 해도 되나? 회사가 어려워서 그런가 에어컨이 안 나와요. 너무 더워"라고 말했다.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JTBC의 내부 사정은 자체 프로그램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에서는 최현석 셰프가 "회사가 어려우니 출연료도 줄이고 한 명을 빼자"고 농담했다. MC 안정환도 "그럴 판이다. 지금 JTBC가 어려워서"라고 거들었다. 다음 주 예고편에서는 김풍이 "지금 저희 힘듭니다. 여러분 정말 시청률 잘 나와야 되고요"라며 시청을 독려했다.

당시 이들의 발언에는 별다른 비판이 제기되지 않았다. 반면 이나연의 발언을 두고는 "프로 의식이 부족했다", "방송사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나왔다.

반응이 갈린 가장 큰 이유는 발언의 방향과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냉부해' 출연진들의 말은 회사의 어려움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프로그램의 흥행을 바라는 자조에 가까웠다. 시청률을 높여 회생에 힘을 보태자는 취지가 깔려 있었다.
사진=이나연 유튜브 채널
사진=이나연 유튜브 채널
반면 이나연은 개인적으로 느낀 불편을 회사의 경영난과 연결했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다"는 경험에 "회사가 어려워서 그런가"라는 추측을 덧붙이면서, 비용 절감 때문에 근무 환경까지 열악해진 것처럼 받아들여질 여지를 만들었다.

이나연이 회사의 기밀이나 구체적인 경영 정보를 공개한 것은 아니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덥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에 가깝다. 그럼에도 경영난과 직접 연결한 표현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라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방송사는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조직인 만큼 구성원이나 출연자의 말도 회사 이미지와 연결돼 해석되기 쉽다. 특히 공개적인 영향력을 지닌 방송인의 발언은 의도와 무관하게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다만 이나연의 발언을 곧바로 프로 의식 부족이나 회사 이미지 훼손으로 규정하는 것 역시 과도하다. 발언의 부주의함은 지적할 수 있지만, 개인적인 불편을 토로한 짧은 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같은 경영난을 언급했어도 웃음이 된 말과 비판이 된 말의 차이는 내용 자체보다 그것을 어떤 맥락에서, 어떤 방식으로 꺼냈느냐에 있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