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탁수가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 사진=배우 이종혁 SNS
배우 이탁수가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 사진=배우 이종혁 SNS
배우 이종혁의 장남 이탁수가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어린 시절부터 '이종혁 아들'로 얼굴을 알린 그는 데뷔와 동시에 또래 신인 배우들과는 다른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스타 2세'라는 후광과 이를 둘러싼 편견이 공존하는 가운데, 그는 이제 '배우 이탁수'라는 이름을 증명해야 하는 출발선에 섰다.
박미선 아들은 부모 이름 감췄는데…'이종혁 아들' 이탁수, 후광과 편견 사이[TEN스타필드]
이종혁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이탁수의 연극 데뷔를 응원하는 글과 공연 관람 인증 사진을 게재했다. 이탁수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찰리 달튼 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5월 아버지와 같은 소속사인 빅보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선보인 첫 공식 연기 활동이다.

이탁수의 데뷔 소식은 공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배우를 꿈꿔온 이종혁의 아들이 마침내 정식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렸고, 이종혁의 게시물에는 동료 배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첫 작품임에도 이탁수의 데뷔를 조명하는 기사들이 잇따랐다. 대부분의 신인 배우가 첫 무대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것과 달리, 이탁수는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춘 상태에서 출발한 셈이다.

부모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이탁수가 선택한 일이 아니다. 연예인 2세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성과를 모두 아버지의 후광으로 치부하거나 일반 신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배우를 꿈꾸며 오디션을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기까지 들인 노력마저 부모의 이름만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다만 부모의 인지도가 대중의 관심과 방송 출연 기회로 이어졌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후광은 당사자가 선택하지 않은 조건이지만, 동시에 다른 신인 배우들은 쉽게 얻기 어려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남들보다 빠르게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있었던 만큼, 그 관심을 실력으로 바꾸는 일 역시 연예인 2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최근 배우로 활동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박미선-이봉원 부부의 아들 최상엽은 이탁수와 다른 길을 택했다. 본명은 이상엽이지만 부모의 이름에 기대지 않겠다며 최상엽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2023년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로 데뷔한 뒤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경력을 쌓았고, 그가 박미선과 이봉원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최상엽이 연극 '사랑해 엄마' 오디션에 참여했을 당시 개그맨 조혜련조차 박미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박미선 역시 아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활동하겠다며 이름을 바꾸고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이름을 완전히 지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독립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는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이탁수는 어린 시절 MBC '아빠! 어디가?'를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성인이 된 후에도 '내 새끼의 연애', '내 아이의 사생활' 등 가족 관계가 전면에 놓인 예능에 출연했다. 아버지와 같은 소속사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이종혁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따라붙게 한다.

'아빠! 어디가?' 출연은 이탁수가 어린 시절이었던 만큼 본인의 선택과 무관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까지 가족 예능 출연을 이어온 행보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 '이종혁 아들'이라는 정체성으로 대중의 관심을 얻는 과정에 본인의 선택이 전혀 없었다고만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배우 이탁수가 '내 아이의 사생활'에 출연해 속내를 털어놨다. / 사진=ENA '내 아이의 사생활' 유튜브 영상 캡처
배우 이탁수가 '내 아이의 사생활'에 출연해 속내를 털어놨다. / 사진=ENA '내 아이의 사생활' 유튜브 영상 캡처
이탁수 역시 연예인 2세를 향한 편견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해 '내 아이의 사생활'에서 아무도 자신의 배경을 모르는 상태로 오디션에 합격했지만, 이종혁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 능력이 거품이 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실력으로 얻은 결과까지 부모의 영향으로 의심받는 것은 당사자에게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독립적인 평가를 원한다면서 또다시 아버지와 함께 가족 예능에 출연해 해당 고민을 공개한 행보에는 모순적인 지점도 있다. '이종혁 아들'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이를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를 통해 대중 앞에 서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상엽처럼 부모와의 관계를 감추고 시작해야만 진정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가족 예능에 출연하거나 아버지와 같은 소속사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이탁수의 배우 활동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없다. 다만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얻은 인지도와 기회는 누리면서, 그로 인해 따라오는 시선만 부당하다고 여긴다면 대중을 충분히 설득하기 어렵다.

연예인 2세의 데뷔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부모의 이름은 첫 관심을 불러올 수 있지만 배우로서의 성공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높은 인지도만큼 더 빠르고 냉정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탁수는 또래 신인보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출발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종혁 아들'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해명이 아니라, 그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의 연기와 작품이다. 아버지의 이름이 첫 무대로 관객을 불러올 수는 있어도 다음 작품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익숙한 후광을 넘어 '배우 이탁수'라는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는 결국 무대 위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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