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 스튜디오에서 월드컵 응원 특집 편을 지켜보며 던진 이 말은, 이번 특집이 마주한 구조적 모순을 정확히 관통했다. 화면 안팎을 겉도는 알맹이 없는 기획에 대한 의문은 현실이 됐다. 중계권조차 없는 방송사가 억지로 쥐어짜 낸 이벤트성 특집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는커녕, '나혼산'이 가진 관찰 예능으로서의 정체성과 본질만 흐리게 만들었다.
문제는 제작진의 무리한 기획과 구성 방식에 있었다. 현재 월드컵 경기 중계권과 저작권은 해당 권한을 가진 특정 방송사 외에는 경기 장면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 중계권이 없는 MBC로서는 당연히 실제 경기 화면을 단 한 컷도 송출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시작한 셈이다.
제작진은 골을 넣을 때마다 제공 받은 기사 사진으로 설명을 대체했고, 스튜디오에서 "샌드아트로 표현하자"는 농담 섞인 말에 실제 'AI 생성 영상'을 활용해 샌드아트풍으로 경기를 재연하기도 했다. 멤버들 역시 이러한 상황에 황당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간 광고 송출 타이밍에 TV가 비치자 "이제야 TV가 나오네요!"라며 속 시원해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다르지 않았다. "정작 경기는 못 보고 출연자 소리 지르는 모습만 1시간 내내 지켜봤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리액션 캠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날 선 불만이 쏟아졌다.
반면 이번 코쿤의 월드컵 응원 편은 현장감과 경기 내용의 몰입도가 생명인 스포츠 영역을 무리하게 관찰 예능의 틀에 넣으면서 장점이 반감됐다. 경기 화면이라는 '알맹이'가 없는 상태에서의 응원 풍경은 시청자들을 화면 안으로 몰입시키지 못하고 겉돌게 만들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열기에 무임승차하려다 관찰 예능의 결도, 시청자의 공감도 모두 놓쳐버린 '나혼산'.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축제가 아니라, 그간 보여줬던 '사람 냄새 나는 일상'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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