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 모여 '치맥'을 즐기며 응원하던 월드컵 분위기와는 달라진 환경이다. 지자체와 기업 등이 거리응원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평일 오전과 낮 시간대 경기가 많은 만큼 직장인과 학생들의 참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축구 팬은 "대표팀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평일 오전 경기를 보기 위해 연차까지 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의 중계 환경도 예전과 달라졌다. 이번 월드컵은 JTBC와 KBS가 공동 중계한다. 지상파 3사가 나란히 월드컵 중계에 나서던 과거와는 다른 구도다.
이는 JTBC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뒤 지상파와 재판매 협상을 진행한 결과다. 앞서 JTBC는 KBS, MBC, SBS와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적으로 KBS와만 공동 중계에 합의했다. KBS는 약 140억 원 수준의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와 SBS의 협상은 불발되면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택 가능한 중계 채널이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사들은 중계진과 관련 콘텐츠를 앞세워 시청자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JTBC는 배성재 캐스터와 박지성 해설위원을 중심으로 정용검, 이광용 캐스터, 박주호, 이주헌 해설위원 등을 중계진으로 꾸렸다. KBS는 전현무를 캐스터로 내세우고, 이영표 해설위원을 통해 전문성을 보완하는 전략을 택했다.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통한 사전 분위기 조성도 이어졌다. JTBC는 '아는 형님', '냉장고를 부탁해' 등 자사 대표 예능을 월드컵 특집으로 꾸몄고, 차범근 전 감독과 박지성 해설위원이 월드컵 역사를 돌아보는 '차박로드'를 선보였다. KBS 역시 다큐멘터리 '북중미 월드컵으로 가는 길 : 코드네임 348104'를 통해 이번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과거 월드컵 직전과 같은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2026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 확대라는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가에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겼다. 평일 오전과 낮 시간대 경기가 많은 시차 리스크, 제한된 중계 채널, 플랫폼 변화가 동시에 맞물린 상황이다. JTBC와 KBS가 이 같은 악조건을 딛고 월드컵 중계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 첫 시험대는 12일 오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시작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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