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배우 류해준(36)이 ENA 드라마 '허수아비'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강성경찰서의 막내 형사 박대호 역을 맡아 활약한 류해준은 데뷔 8년 차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중구 텐아시아 사옥에서 '허수아비'에 출연한 류해준을 만났다. 맑고 무해한 분위기와 앳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었다. 32살에 이병헌의 아역으로 낙점돼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 강태주(박해수 분)가 자신이 혐오하던 친구 차시영(이희준 분)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수사 스릴러다.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벌어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류해준은 박대호를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시대에 맞는 형사의 모습과 막내 형사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라며 "의상팀, 분장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했고 시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서적도 찾아봤다. 초반에는 어리숙한 막내 형사의 느낌을 주기 위해 체중을 늘렸으며 후반부에는 점점 적응해나가는 형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다시 감량했다"고 회상했다.

극 중 류해준은 '혜진이 사건' 시신 은닉에 가담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그는 "해당 장면을 찍으며 촬영 중 가장 힘들었다. 배우 인생에서 그 정도로 경악스러운 장면이 또 있을까 싶었다.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라고 털어놨다.

"준비할 때도 힘들었지만, 촬영 당일 더미가 놓여 있는 것조차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감정이 올라왔어요. 현장에 있던 모든 배우, 관계자분들도 힘들어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하려 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모였기 때문에 해당 장면을 보신 시청자분들도 함께 분노해주신 것 같아요."

류해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박해수, 이희준, 곽선영 등 여러 베테랑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너무 감사했다는 류해준은 "정말 축복받은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수 선배가 먼저 의견도 물어봐 주시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주셨다. 이희준 선배는 다양한 에너지를 주셨고, 곽선영 선배는 칼 같은 섬세함을 보여주셨다. 뿐만 아니라 함께 촬영하는 모든 선배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라며 웃었다.
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텐아시아 사옥에서 류해준을 인터뷰했다. / 사진=텐아시아 이승현 기자
2019년 tvN '드라마 스테이지 - 파고'를 통해 데뷔한 류해준은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커넥션', '개소리', '신사장 프로젝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지난 2022년에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이병헌의 아역을 맡으며 이목을 끌었다. 당시 32살의 나이였던 그가 이병헌의 고등학생 시절을 연기했기 때문. 이에 대해 묻자 류해준은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촬영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너무 중요한 역할이었어요. 이병헌 선배님은 워낙 인지도도 높고 정상급 배우시잖아요. 그래서 선배님은 물론이고 작가님, 감독님께도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당시에는 회사도 없는 상태였고 드라마도 거의 처음이었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못하면 끝이다'라는 마음이 있었죠. 최대한 어려 보이려고 팩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끝으로 배우로서의 목표를 묻자 류해준은 "거창한 목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한 걸음씩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조금 낯간지러운 말일 수도 있지만, 작품을 하면 할수록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나만의 색깔을 구축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작품이 끝나면 복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늘 부족함이 보여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입니다.(웃음)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피하기보다는 직접 부딪혀보고 싶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서 다양한 삶을 다층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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