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에서 평범한 서점 주인 이기환과 연쇄살인범 이용우를 오가며 활약한 정문성은 인터뷰 시작과 함께 작품 공개 이후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중 자신을 알아본 시민이 "연쇄살인범이다"라고 외쳤다는 것. 그만큼 정문성의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겼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었다.
정문성은 작품을 준비한 과정에 대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지만 관련 자료를 일부러 많이 찾아보지 않았다"며 "감독님과 나눈 이야기 그 이상은 보지 않으려 했다. 내가 연기해야 하는 건 실제 인물이 아니라 이기환과 이용우라고 생각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실제 인물이 너무 깊이 스며들면 작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무엇보다 이 작품과 연관된 실제 피해자분들에게 끼칠 영향도 생각했어요.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죠. 제가 생각하는 악인의 범주 안에 가두지 않으려 했어요. 작품이 끝난 뒤에도 내 안에 남지 않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문성은 "대본이 정말 좋았다. 이 대본이 어떻게 작품에 담길지 너무 궁금해서 꼭 함께하고 싶었다. 또 모든 시간이 지난 뒤 현재에서 태주를 만난 기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차라리 젊은 시절은 다른 배우가 연기하고, 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맡겠다고 했을 정도로 꼭 노역을 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연출에 힘입어 '허수아비'는 최종화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문성은 "대본이 너무 잘 나왔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 작품이라 사실 잘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자극적인 장면이나 시청각적인 요소로 재미를 만들기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느껴야 할 것들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허수아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도 없었고요. 감독님도 카리스마로 현장을 이끄는 분이라기보다 한여름 가장 더운 시간에 스태프들에게 낮잠 시간을 주실 정도로 사람을 먼저 챙기셨어요.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라 더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까지 얻어서 기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는 조금 더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악역을 맡았다 보니 작품에서 비춰진 모습들 때문에 속상했거나 화가 나셨던 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웃음) 오랜만에 정말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이었는데,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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