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언노운 : 사선을 넘어'편으로, 배우 홍수현, 이엘리야, 이규한이 리스너로 출연했다.
이날 이야기는 1942년 일제강점기 말기로 거슬러 올라갔다. 강원도 철원에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자란 심문규는 강제 징집된 후 악명 높은 일본 관동군의 차별과 폭행 속에서 생존했다.
해방 후에도 그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소련군 포로에서 탈출한 후, 다시 중국 팔로군에 붙잡혀 공산군에 편입됐다. 이후 탈출에 성공 후 38선을 넘어 고향에 도착했지만 그를 기다린 건 어머니의 죽음과 가족의 실종이었다.
절망 속에서 이번에는 북한 보안대에 들어갔다. 그는 군사 경험으로 빠르게 분대장으로 승진했고, 결혼해 아들을 얻으며 잠시 평범한 삶을 이어가는가 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그의 운명은 다시 뒤틀렸다. 철원 전투에서 국군에 붙잡힌 그는 대한민국 수색대에 편입됐고, 이번에는 비밀 첩보부대 HID 요원으로 발탁됐다. 민간인으로 위장해 적진에 침투하는 극비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었다.
그러나 임무를 성공했음에도 구조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침투 29일째, 그는 본부로부터 ‘약속 지점에서 만나자’는 무전을 받았지만, 사실상 버려진 상태가 됐다. 가족에게도 약속된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탈진 상태로 북한군에 붙잡혔고, 포로들을 통해 겨우 8세에 불과한 아들이 남한에서 자신처럼 북파 공작원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는 남으로 가기 위해 남파 간첩을 선택했고, 남한으로 온 후 아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스스로 자수했다. 당시 아버지를 만났던 심문규의 아들 심한운 씨는 “슬픔이 막 터져 나왔다. 눈물이 콱 쏟아졌다”고 오열했다. 이를 본 이엘리야는 “얼마나 그 시간 동안 아들이 보고 싶었겠느냐”라고 눈물을 보였다.
심문규는 자수했지만 1961년 대구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죄명은 간첩이었다. 그의 신분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었다. 아들 한운 씨는 “아버지는 간첩이 아니다”라며 재심을 신청했고, 6년의 노력 끝에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유해는 찾지 못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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