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섬보이'는 캐릭터의 성별을 유쾌하게 뒤틀며 차별화를 꾀했다. '갯마을 차차차'가 서울 출신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 분)의 공진 마을 적응기였다면, '닥터 섬보이'는 서울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다 낯선 섬마을로 내려오게 된 공중보건의 남주인공(이재욱 분)의 이야기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어촌 마을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주인공에게 낯설고 불편한 곳이지만, 동시에 따뜻한 인간미를 깨닫게 되는 치유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장르적 재미와 서사적 흥미도 더했다. '닥터 섬보이'는 거대한 의료 사건 대신, 섬마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소소한 사건들을 담아내며 친근함을 더한다. 특히 병원에 가기보다 대수롭지 않게 약을 넘겨짚어 먹거나 아픈 것을 숨기는 어르신들의 에피소드는 극에 현실적인 공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완벽해 보이지만 트라우마를 가진 서울 의사 도지의와 밝은 모습 뒤 아픔을 숨긴 간호사 육하리의 과거 서사는 전개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흥미 포인트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바다의 풍광은 로맨스 분위기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갯마을 차차차'부터 제주도를 배경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우리들의 블루스'(2022), 청량한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은 '웰컴투 삼달리'(2023)까지 바다 배경의 로맨스 작품들은 안방극장에서 높은 타율을 기록해 왔다. '닥터 섬보이'는 이처럼 검증된 흥행 계보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며 안방극장에 기분 좋은 청량감을 불어넣고 있다.
'닥터 섬보이'는 그간 장르물에서 강세를 보여온 ENA가 로맨스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ENA 로맨스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착한 여자 부세미'(7.1%)의 성적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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