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소영, 한가인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고소영, 한가인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텐아시아 DB
시대를 주름잡았던 여성 톱스타들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다. 방송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직접 소통하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이들이 무기로 내세운 '솔직함'이 공감과 서사 없이 전시될 때는 오히려 거리감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최근 배우 고소영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해당 영상에는 고소영이 압구정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장을 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4개에 5만 원인 사과를 고르며 "과일은 비싸더라도 확실한 곳에서 산다. 나 같은 아줌마들이 그런 꿀팁을 다 안다"고 장보기 노하우를 전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현실감이 없다. 완전 '그사세'다", "비싼 게 맛있다는 걸 누가 모르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고소영이 백화점 쇼핑을 하는 영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 사진='고소영'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고소영이 백화점 쇼핑을 하는 영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 사진='고소영' 유튜브 영상 캡처
고소영이 유튜브 콘텐츠로 비판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다른 영상에서 남편 장동건이 매입한 건물을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서울 한남동을 지나가던 중 현재 시세 300억 원가량으로 알려진 건물을 가리키며 "우리 건물 잘 있네. 저 건물이 여기서 제일 예쁘지 않아? 효자야 안녕"이라고 말한 것. 해당 발언이 부동산 자랑으로 비치면서 일부 누리꾼들의 반감을 샀고, 결국 해당 장면은 삭제됐다.

재력과 관련한 이야기가 모두 부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전원주와 선우용녀는 건물, 투자, 소비 등 자신의 경제생활을 거리낌 없이 공개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비교적 우호적이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겪고 감초 배우로 성공한 전원주,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선우용녀의 사연이 이미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여유로운 삶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노력의 결실이자 역경을 딛고 이뤄낸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배우 한가인이 망원시장에서 5만 원으로 장보기 콘텐츠를 선보였다. / 사진='자유부인 한가인' 유튜브 영상 캡처
배우 한가인이 망원시장에서 5만 원으로 장보기 콘텐츠를 선보였다. / 사진='자유부인 한가인' 유튜브 영상 캡처
뚜렷한 서사나 굴곡이 대중에게 크게 각인되지 않았던 스타들은 기존 이미지와 대조되는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공감을 얻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가인이다. 그는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을 통해 전통시장에서 5만 원으로 장보기, 파격적인 코믹 분장 도전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의 화려한 삶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인간적인 면모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앞세우며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가인은 유튜브 론칭 초반부터 "웃기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며 이 같은 콘셉트에 설득력을 더했다.

반면 고소영의 콘텐츠는 아직 대중이 공감할 만한 접점을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 일상을 솔직하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백화점 장보기, 옷장 속 명품 공개 등을 선보였지만, 값비싼 과일과 줄지어 놓인 명품백은 친근함보다 거리감으로 받아들여졌다.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 선택한 유튜브 콘텐츠가 오히려 기존 이미지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고소영의 화려한 생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건 이를 어떤 맥락과 태도로 보여주느냐다. 화려한 삶을 숨길 필요는 없지만, 그 안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시행착오를 겪는지까지 함께 보여줘야 시청자와의 접점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공개한 정신과 상담 콘텐츠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고소영은 해당 영상에서 오랜 공백기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내가 알던 이미지와 다르다. 편견이 깨졌다", "인간 고소영을 보여주면 대중들도 더 마음을 열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중요한 건 공감과 서사다. 대중은 스타의 화려한 삶 자체보다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인간적인 면모에 더 크게 반응한다. 전혀 교집합이 없을 것 같던 이들이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실수하고, 웃음을 주는 순간 친밀감은 만들어진다. 고소영 역시 단순한 일상 공개를 넘어 자신만의 맥락과 이야기를 쌓아갈 때 비로소 대중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