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KBS 공사창립 대기획 '성물'' 3부 '말씀'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이른 아침부터 퍼져나가는 알라를 향한 찬미 '아잔(Azan)'으로 시작됐다. 잠든 도시를 깨우는 아잔이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쿠란'의 말씀이 내려진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린다. 슐레이마니예 도서관 수장고에는 쿠란 희귀본이 보관되어 있다. 아름다운 세밀화와 아랍어 서체로 장식된 쿠란 필사본은 이슬람 신앙의 정수다. 쿠란의 말씀은 자애로운 신에 대한 찬미로 시작하며, 이슬람은 하루 다섯 번의 기도에서 반드시 이 구절을 낭송해야 한다. 쿠란은 책 속에 머무르지 않고, 소리가 되고, 리듬이 되어 무슬림의 일상에 스며든다. 무슬림에게 말씀은 곧 삶의 지표이며, 불멸의 진리다.
아지즈는 "제가 원하고 믿었던 알라는 정말 자비로운 분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이런 제 태도 때문에 저를 싫어했다"라며 결국 자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부모의 이혼까지 겪으며 아지즈는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아지즈는 "저는 신을 원망했다. 왜 항상 고통을 주시는지, 왜 저를 사랑하시지 않는지..."라고 고백했다. 그는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하며 자기 몸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까지 했다. 아지즈의 어머니는 "두려웠다. 저는 아들을 껴안았고 함께 울었다. 알라께 제 아이를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아들의 고통이 끝나길 바라면서"라며 아들을 안쓰러워했다.
방황과 갈등 속에서 아지즈의 손을 잡아준 것은 신의 사랑이 담긴 쿠란의 말씀이었다. 무슬림은 신의 말씀인 쿠란의 첫 계시가 내려졌다는 '까드르의 밤'에 기도를 행하면 천 일의 기도를 한 것보다 값진 은혜가 내려진다고 믿는다. 학창 시절을 지배했던 오랜 분노와 증오의 감정들을 없애고 싶었던 아지즈는 밤 기도가 끝나고, 이슬람 사원의 종교 상담소를 찾았다. 말씀의 전달자이자 이슬람 공동체를 이끄는 영적 인도자 '이맘'은 아지즈의 아픔을 공감하고, 쿠란의 말씀에 따른 위로를 건넸다.
아지즈에게 쿠란은 상처를 어루만지는 손길이 되었다. 또한, 이슬람 신비주의 전통의 하나인 '메블레비 수피즘'은 춤과 명상을 통해 신의 사랑을 깨닫고자 한다. 수피 공동체의 예배에 함께하며 아지즈는 신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근원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수피 수행자는 "당신의 얼굴을 어디로 돌리든 그곳에 알라가 계신다"라고 전했고, 아지즈는 "그 말씀이 저를 감동하게 한다"며 미소를 되찾았다.
아지즈는 "사랑과 자비의 알라여. 차별과 억압 속에서 괴로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자비를 베푸소서"라며 기도를 올렸다. 내레이터 김희애의 목소리로 "신의 사랑은 고통과 상처를 통해 인간에게 스며든다. 그 사랑을 증명하는 불멸의 기록인, 말씀을 따르는 기나긴 여정에 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이라는 말과 함께 3부 '말씀'은 마무리됐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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