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최근 방송에서는 망자의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진행됐다. 사례 중에는 범인 검거 과정에서 흉기에 아홉 차례 찔린 뒤 숨진 순직 경찰관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를 다루는 태도였다. 전현무는 "제복 입은 사람이 칼빵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신동은 "그 단어가 너무 좋았다"고 반응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바친 공직자의 숭고한 희생과 그 고통의 흔적을 비속어로 희화화한 셈이다.
다른 사례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족사한 산악인, 화재 진압 중 매몰사한 소방관이 등장했을 때도 MC들은 "미쳤다", "대박"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고인과 유가족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과한 리액션이었다고 지적했다. 죽음이 추모의 대상이 아니라, 정답을 맞히는 재미와 리액션 경쟁의 소재로 소비됐다는 비판이다.
책임은 MC들만의 몫이 아니다. 이런 미션을 기획하고, 편집해 내보낸 제작진의 판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작진은 사전 동의를 받았고, 민감성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신중하게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동의 여부가 아니다. 동의를 받았다고 해서 비극을 예능의 장치로 활용하는 방식이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순직자처럼 공적 의미가 큰 사례는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현무의 진행 방식도 아쉽다는 평가다. 베테랑 MC라면 분위기를 조율하고 표현을 한 번 더 걸러낼 책임이 있다. 특히 죽음과 희생을 다루는 장면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는 표현을 그대로 반복했고, 과열된 리액션을 제어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자극적인 흐름을 완화하기보다는 강화하는 모습으로 비쳤다.
타인의 비극을 '대박'이라 칭하고 순직자의 상흔을 '칼빵'이라 부르는 방송을 시청들이 과연 유쾌하고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을까. 세상을 떠난 이들, 특히나 순직자들의 명예를 지켜줘야 할 방송이 오히려 그들을 가볍게 소비하는 태도는 불쾌감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운명전쟁49'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운명술의 과학적 검증인지, 아니면 죽음을 전시하며 얻는 가학적인 화제성인지 의문이다. 또, 전현무를 비롯한 MC들이 보여준 리액션은 인간성과 존중을 잃은 탓에 불쾌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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