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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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식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중식 역사 신화를 쓴 후덕죽 셰프가 최근 화제를 모은 '흑백요리사2' 출연 비화와 요리 인생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중앙일보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중앙일보'에서는 '76세 중식 레전드가 허드렛일…흑백요리사2 '후덕죽' 셰프'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수십 년간 언론 노출을 자제해 온 후덕죽 셰프는 이번 '흑백요리사2' 출연에 대해 후배 요리사들에게 귀감이 되어달라는 요청에 고심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며 단순한 얼굴 비치기 정도로 생각했던 도전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방송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장면은 단체전에서 최고령 셰프인 후덕죽 셰프가 막내들이 도맡는 마늘 다지기와 참외 절이기를 묵묵히 수행한 모습이었다. 후덕죽 셰프는 "축구에서 모두가 공격수가 될 수 없듯 골문을 지키는 수비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주방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결코 없다는 장인 정신을 몸소 보여주었다.

전설의 저력은 '당근 지옥' 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즉흥적으로 다섯 가지 당근 요리를 선보인 후덕죽 셰프는 새벽까지 이어진 강행군 속에서도 피곤함을 잊고 요리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당근을 삶지 않고 5분간 쪄서 식감을 살린 '당근짜장면'은 후덕죽 셰프만의 비법인 미소된장을 춘장에 섞어 속이 편안한 요리를 완성해 큰 찬사를 받았다. 후덕죽 셰프는 내심 결승 진출을 확신하며 인생의 정점인 '불도장'을 준비해 재료까지 챙겨갔으나 새로운 스타일의 중국 황실 불도장을 선보이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사진 =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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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죽 셰프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세월이 있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형제들과 흩어져 친구 집을 전전하던 가난한 청소년기를 보낸 후덕죽 셰프는 고등학교 졸업 후 호텔 주방 허렛일로 요리 인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고급 중식당에 입성하기 위해 수개월간 거절당하면서도 끈질기게 찾아가 끝내 자리를 얻어냈고 월급도 없는 고된 수련 기간을 버텨냈다. 또 후덕죽 셰프는 요리사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시절 처가댁의 반대로 식구 없는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신라호텔 개관 멤버로 합류한 후덕죽 셰프는 94년 주방 출신 최초로 상무 승진이라는 신화를 썼다. 87년 개발해 국내 호텔 중식의 판도를 바꾼 '불도장'은 신라호텔이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5년 방한한 장쩌민 전 중국 주석으로부터 "본토 요리보다 훌륭하다"라는 극찬을 이끌어내며 사진 촬영 제안을 받았던 일화는 여전히 업계의 전설로 남아있다. 후덕죽 셰프는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요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대한민국 중식의 정점을 지키고 있다.

임채령 텐아시아 기자 syjj426@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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