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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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데…11년 만에 돌아온 남지현, KBS 토일극 부진 끊을까 [TEN스타필드]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 이슈를 한끗 다르게, 물 흐르듯 술술 읽히도록 풀어냅니다.

KBS 토일 미니시리즈 '트웰브', '은수 좋은 날', '마지막 썸머'가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KBS가 로맨스 사극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사극 맛집 KBS와 '사극 여신' 남지현의 만남이 토일극의 침체된 흐름을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BS는 지난 8월 기존 수목 미니시리즈를 토일 미니시리즈로 재편성했다. 당시 KBS 측은 "채널 몰입도를 높이고 시청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라며 "주말드라마에 이어 토일 미니시리즈까지 연속 시청이 가능하게 해 채널 고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적은 처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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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 미니시리즈의 시작을 연 작품은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다. 인간을 수호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12명의 천사가 악의 세력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히어로물로, 마동석의 9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첫 회 시청률은 8.1%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회 5.9%, 3회 4.2%로 하락세를 보였고, 최종회는 2.4%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조잡한 스토리 전개와 완성도가 떨어진 CG에 대한 혹평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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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이영애 주연의 '은수 좋은 날'이었다. '은수 좋은 날'은 가족을 지키고 싶은 학부모 강은수(이영애 분)와 두 얼굴의 선생 이경(김영광 분)이 우연히 얻은 마약 가방으로 벌이는 위험 처절한 동업 일지를 그린 작품이다. 이영애가 1999년 '초대' 이후 26년 만에 KBS로 복귀한 작품이었지만, 시청률은 4%대에 머물렀다. 화려한 캐스팅에도 탄탄하지 못한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며 이제욱 주연의 로맨스 '마지막 썸머'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첫 화 2.7%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점점 하락세를 그리며 1.7%의 낮은 시청률로 종영했다. 결국 KBS는 토일 미니시리즈 3연속 부진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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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실패 속에서도 KBS는 토일 미니시리즈 편성을 유지했다. 한 달의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2026년 1월 3일, 로맨스 사극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선보인다. 배우 남지현, 문상민 주연의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대군이 영혼이 바뀌며 서로를 구원하고, 나아가 백성을 지켜내는 이야기다.

지난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함영걸 감독은 "기존의 남녀 영혼 체인지가 아닌, 대군과 노비 신분의 의녀가 바뀌는 설정이 핵심"이라며 "서로 다른 위치에서 조선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고, 세상을 넓게 보며 조선을 구원하는 이야기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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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여신'으로 불리는 남지현이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앞서 남지현이 출연한 사극 '백일의 낭군님'은 최고 시청률 14.4%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남지현은 제작발표회에서 "KBS에 11년 만에 돌아왔고, 사극으로는 8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며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미 세 차례 토일 미니시리즈가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KBS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은애하는 도적님아'까지 흥행에 실패하며 4연속 부진한 성적을 거둔다면 KBS 토일 미니시리즈 체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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