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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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 결국 시즌1에 못 미치나…백수저는 깔깔이, 흑수저 룰은 유명무실[TEN스타필드]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흑백요리사'의 체감 화제성이 크게 떨어졌다. 차트상 순위는 그대로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는 게 OTT 팬의 공통된 관측이다. 시즌1 공개 당시엔 '흑백요리사'를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신드롬급이었지만, 시즌2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다. 계급 간 경쟁 구도가 약화한 게 인기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2'가 현재 7회까지 공개됐다. 1~3회는 백수저들의 상대가 될 흑수저들을 뽑는 미션이었고, 4~7회는 1대 1 흑백대전과 흑백 팀전이었다.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시즌1의 힘 덕분에 시즌2의 인기도 높았다. 지난 16일 첫 공개된 후, 지난 21일까지 55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2년 연속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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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즌1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친목 다짐을 하는 장면이 어색하다는 둥 부정적 평가가 잇따른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건 흑수저와 백수저 셰프들이 이미 너무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흑백요리사'의 원칙상 흑수저는 이름이 아닌 닉네임으로 불리며, 파이널까지 생존한 흑수저만 이름을 공개한다. 시즌2에서는 이런 원칙이 유명무실해졌다. 참가자들끼리 자연스레 본명을 부른다. '프렌치 파파(타미 리, 이동준)', '요리과학자(신동민)' 등의 경우가 그렇다. 운영 중인 식당에 본명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참가자 본명이 심심치 않게 언급된다. 국밥집 옥동식을 운영 중인 '뉴욕에 간 돼지곰탕(옥동식)', 유용욱바베큐연구소를 운영하는 '바베큐연구소장(유용욱)' 등이 그런 사례다.

이런 모습은 시청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파이널 생존 흑수저의 이름이 공개되는 순간까지 긴장감이 이어졌던 시즌1과 다르다. 제작진이 참가자에게 규칙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사진=정호영 셰프 SNS 캡처
사진=정호영 셰프 SNS 캡처
백수저의 무게감도 시즌1에 비해 낮아졌다. 이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이미 여러 미디어에 자주 노출돼 시청자들에게 소비된 '방송인'이기 때문이다. 백수저 중에서도 정호영, 샘킴, 손종원은 예능인으로 이미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런 점은 백수저의 무게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만든 요리 이름이 '명란 품은 꼬끼오', '우럭키봉봉' 등으로 가벼운 느낌을 준다는 점도 백수저의 무게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세 사람의 'AI 짤'마저도 코믹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노', '쇼미더머니', '원피스' 등이 콘셉트인 AI 짤인데, 사실 이 장면은 세 사람이 심사위원을 판단을 기다리는 긴장감 가득한 순간이다. 어쩌다 보니 백수저 셰프들이 이 프로그램의 개그캐가 됐다. 정호영 셰프는 SNS에 직접 AI 짤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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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외적으로도 '흑백요리사2'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일이 잇따른다. 아직 우승자도 안 나온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셰프들을 '선점'해 각종 '컬래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24는 백수저 손종원과 사전 단독 계약을 맺고 방송 공개 전부터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흑수저 바베큐연구소장(유용욱)과 협업한 샌드위치를 한정 판매했다. 가격 역시 기존 샌드위치보다 5배 이상 비싼 1만 4500원이었다. 지나치게 상업화돼 서바이벌의 본질이 해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흑백요리사2'의 문제는 "유명무실해진 흑수저 규칙과 깔깔이가 된 백수저"로 요약된다. 시즌1은 새로운 인물과 신선한 서바이벌 방식으로 '언더독의 반란'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시즌2는 '잘 알려진 탑독'과 '더 알려질 탑독'의 대결이 됐다. 시즌1 참가자였던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마저 "너무 유명한 사람이 많이 나와서 흑수저가 아니라 은수저와 다이아몬드수저 같다. 아니면 은수저와 금수저 같다"고 비평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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