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김세정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6년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최종 2위로 데뷔한 그는 걸그룹 활동과 솔로 가수를 거쳐 배우로서도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왔다. 2020년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주연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했고, 2022년 방송된 '사내맞선'으로 글로벌 팬덤을 형성했다. 이어 2025년에는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하며 필모그래피를 한층 넓혔다.
김세정은 '프로듀스 101' 첫 등장 당시부터 햇살 같은 밝은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약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통해 1인 3역에 도전한 그는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햇살 여주'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하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그는 지난해 방송된 MBC 금토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이하 '이강달')에서 남장을 포함해 1인 3역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세정이 맡은 박달이 역은 웃음을 잃은 세자와 기억을 잃은 부보상의 영혼이 뒤바뀌며 전개되는 역지사지 로맨스 판타지 사극의 중심인물이다.
'이강달' 방송 전, MBC는 '바니와 오빠들',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에서 연이어 1~2%대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강달'은 2025년 MBC의 마지막 금토 드라마로 편성돼 이목을 끌었다. 제작발표회에서 감독이 "부담돼 죽을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성적에 대한 압박도 컸다. 그러나 '이강달'은 1회부터 3.8%의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로 출발했고, 최종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6.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로맨틱 코미디를 연속으로 하다 보니, 작품을 선택할 때 관련된 고민이 컸어요. 캐릭터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관한 걱정도 있었고, 같은 장르를 계속 선택해도 괜찮을지, 혹시 이전 캐릭터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자신에게 많이 물어봤습니다. 장르가 이어지다 보면 신선한 흥미보다는 비슷한 인물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김세정은 "결론적으로 내가 '이강달'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건, 아직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걸 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장르들은 더 준비되고 나이가 조금 더 들었을 때 보여드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지금 좋아해 주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은 사실 지금뿐이라고 느꼈다"고 미소 지었다.
김세정은 "앞으로의 선택에서는 더 고민하게 될 것 같다"며 "로맨스 코미디를 놓고 싶진 않다. 나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만약 다른 제안을 주신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도전할 의향이 분명하다"며 "이번 작품도 내게 매우 큰 도전이었고, 또 다른 도전의 시작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역을 하고 싶다. 숨겨진 빌런 같은 역할도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그동안은 힘을 주는 연기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힘을 아예 빼고 애쓰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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