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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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에만 몰입하느라 화면에 어떻게 나오는지 신경을 못썼어요. 그럴 때 태오 오빠가 '세정아, 지금 이 신에서 네가 정말 너무 예쁘게 나오고 있어. 그러니까 억지로 더 망가지려 하지 말고 마음껏 편하게 연기해'라고 했던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최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 에서 김세정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MBC 금토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이하 '이강달')의 주인공 박달이 역을 맡아 실제로 2살 많은 강태오와 호흡을 맞췄다. '이강달'은 웃음을 잃은 세자와 기억을 잃은 부보상의 영혼 체인지 역지사지(易地四肢) 로맨스 판타지 사극이다.

'이강달' 방송 전 올해 MBC는 ‘바니와 오빠들’,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에서 연이어 1~2%대 시청률 부진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김세정 주연의 ‘이강달’이 올해 마지막 MBC 금토 드라마로 편성돼 관심을 끌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감독이 “부담돼 죽을 것 같다”고 밝힐 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도 컸다. 그러나 ‘이강달’은 1회부터 3.8%로 비교적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난 20일 방송된 최종회에선 최고 시청률 6.8%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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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최종 순위 2위로 데뷔한 김세정은 아이돌 그룹 활동과 솔로 가수를 거쳐 배우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0년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했고, 2022년 방송된 ‘사내맞선’으로 글로벌 팬덤을 확장했다. 다만 지난해 방송된 ‘취하는 로맨스’는 다소 아쉬운 평가 속에 종영했다.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은 김세정은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며, 전작의 아쉬운 결과를 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이강달'서 1인 3역에 도전한 김세정은 ‘프로듀스 101’ 출연 당시부터 햇살 같은 밝은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약 10년의 세웡리 흐른 지금, 그는 다시 한번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햇살 여주’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김세정은 호흡을 맞춘 강태오를 극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강태오 오빠가 내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어줬다. 웬만해선 내 말을 따라가 주려고 했다. 큰 틀의 중심을 오빠가 잡고 이끌어가지만, 세세하게 내게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봐 주면서 완성해 갔다"고 설명했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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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세정아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렇게 얘길 해줬어요. 덕분에 정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강태오 오빠뿐만 아니라 감독님, 그 외 스태프 모두가 저를 배려해주시는 차원에서 항상 먼저 의견을 물어보셨어요."

김세정은 "'이런 신이 있는데 찍을 수 있겠냐', '촬영 후 편집해 보니 이런 얼굴이 나오는데 괜찮겠느냐' 이런 걸 다 물어봐 주셨다. 사실 다 괜찮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하나 배려해주시고 물어봐 주시는 현장인 거에 감동했다. 지금의 케미가 나올 수 있었던 건 강태오 오빠를 비롯해 '이강달' 스태프분 덕분에 가능했던 거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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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리허설 때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었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재밌게 받아주면서도 진지할 땐 굉장히 진지하게 임해서 좋았다. 서로 대본은 물론 핸드폰을 바꿔가면서 녹음기 켜놓고 연습했다"고 얘기했다.

"영혼 체인지해야 하는 만큼, 서로의 쿵짝이 굉장히 중요했죠. 귀찮게 물어본 적도 많았는데, 그저 대답만 얻는 게 아니고 그럴 때마다 호흡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의지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는데요. '이강달'은 강태오 배우 아니었다면 안 됐을 겁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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