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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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하면 '사극 명가'라는 수식어가 있잖아요. 그 좋은 인식을 저희가 이어가야 하는 것에 관해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죠."


강태오가 이렇게 말했다. 최근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MBC는 과거 '이산', '대장금', '궁' 등 다수의 사극을 히트시키며 '사극 명가'이자 '드라마 왕국'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올해는 '바니와 오빠들', '메리 킬즈 피플', '달까지 가자' 등 연이어 1~2%대 시청률 부진을 겪었다. 그런 가운데 강태오 주연의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이하 '이강달')이 올해 마지막 MBC 금토극으로 편성됐다.

강태오가 3년 만에 배우로 복귀한 해이자, MBC 드라마가 전반적인 침체를 겪던 시기 최후의 작품이었던 만큼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또 한 번 사극을 통해 배우로서 독보적인 가치를 입증했다.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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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한 강태오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19년 '조선로코 녹두전'에서 차율무 역을 맡아 사극 장르에서 존재감을 자랑했고, 2022년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은빈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며 역대급 인기를 경신했다. 당시 그는 "섭섭한데요"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섭섭남'이라는 수식어로 큰 사랑을 받았다.

데뷔 이래 가장 뜨겁게 주목받던 시점, 강태오는 병역 의무로 잠시 연예 활동의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3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 '감자 연구소'로 복귀하며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연출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면서 작품은 1%대 시청률에 머문 채 4월 초 씁쓸히 종영했다. 상반기 성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하반기에는 그가 6년 전 진가를 인정받았던 사극 장르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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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오가 주연으로 활약한 '이강달'은 웃음을 잃은 세자와 기억을 잃은 부보상의 영혼이 바뀌며 펼쳐지는 역지사지(易地四肢) 로맨스 판타지 사극이다. 그는 극 중 겉으로는 까칠하고 제멋대로 보이지만, 사랑했던 빈궁(김세정 분)을 잃은 깊은 상처를 품은 왕실의 후계자 세자 이강 역을 맡았다.

강태오는 시청률 부담에 관한 질문에 "나보다 감독님께서 큰 부담을 느끼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시청률이나 반응보다 연기를 비롯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분위기 등 다른 부분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은 OTT나 재방송 등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 본방송 시청률이 크게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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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제가 다른 작품을 통해 알려졌을 경우, 팬분께서 저의 필모그래피를 되돌아보며 과거 작품을 새롭게 찾아보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이 더욱더 중요한 것 같아요. 당장은 안 보신다고 할지언정 작품은 평생 남는 거잖아요. 나중에라도 보시고 저의 전체 필모그래피를 좋게 평가하실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더욱더 시청률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강태오는 6년 전 방송된 '녹두전'을 통해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우영우' 방송 이전까지 강태오의 대표작은 '녹두전'으로 꼽힐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전역 후 6년 만에 다시 하는 사극이었다. 소감을 묻는 말에 강태오는 이렇게 답했다.

"맞아요. 부담이 굉장히 컸어요. 무엇보다도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 중 '녹두전' 율무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많았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어요. 너무 감사하면서도 제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죠. 팬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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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바뀌는 인물인 만큼 달이(김세정 분) 인물도 강이와 함께 분석했어요. 세정 씨와 의견 공유를 많이 했죠. 서로 녹음을 해가면서 대본 리딩을 봐줬어요. 습관도 유심히 관찰했고요. 세정 씨가 불안해할 때 눈을 어떻게 뜨는지 이런 디테일을 보고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김세정과의 열띤 호흡 과정을 설명한 후 강태오는 "오랜만에 하는 만큼, 사극만의 감을 잡기 위해 '녹두전' 때의 내 모습을 유튜브 클립으로 다시 봤다. 캐릭터와 세계관은 완전히 달랐지만, 감을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최대한 이질감 들지 않고 개연성을 느끼시길 바랐다. 공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얘기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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