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하정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하정우가 세 번째 연출작 '로비'에 이어 8개월 만에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또한 19금으로 연출한 이유를 전했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윗집 사람들'의 감독 겸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윗집 사람들'은 밤마다 요란한 층간소음과 교성을 내는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식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이 원작이다. 하정우가 감독을 맡았으며, 배우로서 출연도 했다. 극 중에서는 아내와 뜨거운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윗집 남편 김선생을 연기했다.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가 감독으로서 내놓은 네 번째 연출작이다. 그는 지난 4월 세 번째 출연작 '로비'를 공개했는데, 이에 한 해에만 두 편의 연출작을 선보인 감독이 됐다. 하정우는 "공개한 게 아니라 공개를 당한 게 맞다. 투자 배급사의 결정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연출자로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한 해 두 편을 8개월 간격으로 내놓는다는 자체가 관객들에게도 피로감을 줄 수도 있지 않나. 그 다음 작품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지 우려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영화계 불황에 두 편을 8개월 간격으로 내놓았다는 건 긍정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하정우는 "개봉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불황이 계속 이어질까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든다. 어쨌든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고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맥락에서는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최근 시사회에 감독님들, 제작자들도 많이 오셨다. 몇 년간 위축돼 있었는데 자극도 된다고 말씀하시더라"며 다행스러워했다.

이번 영화는 19금 섹스 코미디 장르다.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소 도전적일 수도 있는 선택. 하지만 하정우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연출자로서는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타협할 수도 있지만 순수 연출자의 입장에서는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순진한 마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하정우는 "이 작품을 단순한 섹스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작을 봤을 때 '관계 회복'의 메시지가 담겼던 게 좋았다. 부부가 서로를 향한 감정을 다시 깨닫고 관계를 회복하는 드라마가 중점이 되는 작품이다. '그 깊고 큰 울림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가'가 저에게 숙제였고 도전 과제였다. 캐릭터에서 최대한 코미디를 살리면서 그 서사를 완성하자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말장난과 티키타카 개그가 아닌 관계 회복이라는 드라마가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배급사에서도 이 영화를 연말에 개봉하기로 정한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9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출 장면은 하나도 없다. 하정우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출 없이도 충분히 19금 받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대사 수위 조절은 "없었다. 끝까지 갔다"고 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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