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을 출산한 지 이제 갓 3개월을 넘긴 배우 이하늬는 쉴 새도 없이 영화 '윗집 사람들'을 홍보하기 위해 복귀했다. 이하늬는 영화 속 '진액'이라는 대사를 활용해 "어떤 작품이든 의기투합해서 만들지만 이번 작품은 더 그렇다. 같이 진액을 짜서 만든 작품을 많은 사람이 봐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단어를 모를 땐 구글에 자체적으로 검색해보기도 했어요. 하하. 조감독님이 조사를 많이 했고, 실제로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분들을 만나 그분들에게 듣고 저희에게 많이 알려줬어요."
유교걸 이하늬는 이 작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걸까. 이하늬는 "공효진 언니가 시나리오를 보내주며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스케줄이 너무 빽빽했고, 가족과의 시간이 간절했던 이하늬는 "언니에게 미안했는데, '가족과 너무 같이 있고 싶다'며 나에게 2주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인 하정우가 "나를 가차 없이 깠다"고. 그런데 어떻게 최종 합류하게 된 걸까.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을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후에도 궁금해서 영화가 어떻게 돼가고 있냐고 효진 언니에게 계속 물어봤어요. 그렇게 얘기가 오갈수록 더 제가 하고 싶고 미련이 남는 거예요. 내가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고, 남편에게도 양해를 구했죠. 배우라는 직업은 가족의 서포트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보니 제 부재 때문에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더라고요."
"촬영용 음식이 앞에 있으니 입덧도 심해지고, 또 엄청 졸렸어요. 내 에너지가 몸속 블루베리만 한 아이한테 가는 게 다 느껴지더라고요. 하하. 새벽 5시 반쯤 인천 집에서 나와서 촬영하러 가고, 끝나고 9시쯤 집에 오면 정리하고 10시, 11시 반이면 씻고 자야 했어요. 이걸 매일 하다 보니 잠이 더 쏟아지는 거죠. 정신 차리려고 촬영장에서 '미치겠다'면서 마사지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별짓을 다 했네요. 하하."
처음에는 촬영 일정에 지장을 줄까 봐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하늬. 결국 말한 계기는 뭘까.
"중간쯤에 효진 언니한테만 슥 얘기했어요. 언니가 '에?!' 그러면서 놀라더라고요. 눈치 빠른 조감독님은 제가 촬영하다 '욱' 그러니까 '레몬 같은 거 없냐'며 레몬 캔디를 사 와서 제 입에 넣어주곤 했어요. 나중에는 다들 알게 됐죠. 임신 때문에 촬영이 힘들었지만 기쁘고 넉넉하게 해낼 수 있었던 건 효진 언니 덕분이에요. 언니가 10에 10할을 해줬어요."
무거운 임산부의 몸으로 출연을 강행했을 만큼 이하늬가 이 작품과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꼈을 터. 이하늬는 "나한테는 이 작품 출연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최수경 캐릭터가 가진 매력 때문에 하겠다고 했어요. 어떤 캐릭터는 '공감이 돼서' 하고 싶기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최수경은 겉모습과 속이 상반된 '또라이' 같은 매력이 있었어요. 이상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인물이죠. 제정신 아닌 말을 제정신으로 하는 캐릭터에요. 제가 한 번도 내뱉지 못한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인물, 그 캐릭터를 내가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해보고 싶었어요."
"19금 '윗집 사람들'을 보고 울었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자존심 상하는 느낌이죠. 하하. 하지만 뭉클해요. '안아주세요'라는 대사에 눈 녹듯 사람 마음이 녹는데, 그게 '윗집 사람들'에 담긴 사람 사는 얘기 같아요."
이하늬는 이번 일정을 마치면 정말로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아이를 많이 보고 싶어요. 제 몸도 회복하고요. 재부팅할 때 플러그를 뽑았다가 꽂아서 다시 켜는 것처럼 한두 달이라도 쉬고 싶어요. 지금은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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