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행복한 피자빵 틱톡, 르세라핌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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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프랑스 출신 안무가 카니가 만든 '수능 금지곡' 밈이 화제다. 카니의 '매끈매끈하다' 밈과 같이 중독적인 라임과 안무로 사랑받아온 수능 금지곡의 역사는 K팝의 역사와 같다.

K팝이 발전하면서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가진 노래 중 그 해 큰 인기를 끈 곡들을 보고 흔히 '수능 금지곡'이라고 칭한다. 이 곡들을 한 번 듣는 순간, 수험생이 모의고사 지문을 읽고 풀고자 해도 머릿속에서 곡의 한 구절이 계속해 맴돌아 집중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오히려 수능 금지곡 자체가 밈이 돼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이 단어와 곡을 널리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유튜버들이 이 곡들의 리스트를 매년 뽑아 후기를 남기는 등 영상을 내놓는 식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유병재'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유병재' 캡처
2010년대 전반기에는 그룹 샤이니의 '링딩동', 그룹 SS501 'U R Man'(유 알 맨)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2009년 발매된 '링딩동'은 '링딩동'이라는 단어가 후렴구를 한번 부르는 데 열두 번 나온다. 옥타브를 오가는 멜로디가 한 번 귀에 들어오면 자꾸 되뇌게 된다.

'U R Man'은 후렴 키를 반음씩 올리면 무한 반복해서 부를 수 있다. 실제 원곡에서도 후렴구 한 번에 같은 멜로디 네 마디가 네 번 반복된다. 이 후렴은 곡 전체에서 세 번 나온다. 같은 멜로디만 한 곡에서 무려 48마디가 이어진다는 얘기다. 일정 멜로디가 반복되다 보니 곡을 한 번 곡을 듣고 나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기 십상이다.

유병재는 지난달 자기 유튜브 채널에서 'U R Man'을 수능 금지곡 올림픽 1위로 올렸다. 유병재는 "지박령처럼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20년 가까이 되지 않았나. 그 오랜 시간이 흘러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링딩동→매끈매끈하다' 수능 앞두고 들으면 큰일…수능 금지곡 시대별로 모아 보니 [TEN피플]
2010년대 후반에는 2015년 발매된 PRODUCE 101(프로듀스101)의 'PICK ME'(픽 미), 2017년 발매된 비의 '깡'이 대표적인 수능 금지곡이다. 'PICK ME'는 '링딩동'과 비슷하다. 'PICK ME'라는 단어 하나가 후렴구 한 번에 무려 24번 반복된다. 그것도 같은 멜로디로 오르락내리락한다.

'깡'은 '밈화'되면서 인기를 얻은 곡이다. 다소 올드하다고 느껴지는 신스 리드 소리에 '한국다람쥐'라고 놀림 받는 'Hundred Dollar Bills'라는 가사의 반복 그리고 바닥을 기어가는 비의 안무까지 합쳐져 큰 인기를 끌었다.

2020년대 들어서 대표적인 수능 금지곡은 '깡'과 마찬가지로 밈으로 소비된 서이브의 곡, '마라탕후루'다. 지난해엔 특히 그룹 블랙핑크 로제 'APT.'(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능 금지곡 반열에 올랐다.
사진=유튜브 채널 '광 gwang series'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광 gwang series' 캡처
그러다 올해 처음으로 음원이 아닌 밈이 '수능 금지곡'이 됐다. 카니가 한국어를 배우면서 흥겹게 읊조린 말들이 음악으로 재생산돼 챌린지까지 유도한 것이다.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한. 푱푱(평평)하다, 푱푱한. 울퉁불퉁하다, 울퉁불퉁한'이라고 외치는 가사에 걸맞은 안무가 한 묶음이 돼 널리 소비됐다.

유튜버 '행복한 피자빵'이 지난 4일 카니의 음성으로 음원을 만들면서 챌린지가 됐다. 샤이니 키, 그룹 르세라핌 허윤진과 김채원, 그룹 트와이스 정연, 모모, 지효, 그룹 투어스 영재, 경민, 신유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챌린지에 나섰다. 이 음원은 틱톡에서 단 8일 만에 6600회 이상 활용됐다.

대중들은 카니의 '매끈매끈하다'에 대해 "이걸 수능 1주 전에 내면 어떻게 하냐", "수능 금지곡에 올랐던데", "푱푱하다라는 발음이 중독적이다", "나도 부르고 있다. 노래가 안 끝난다"며 호응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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