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은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안테나 사옥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정규 11집 '또 다른 곳'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시드폴은 오랜만에 내놓은 정규 앨범 '또 다른 곳'의 의미에 대해 "노래는 한국어로 돼 있지만, 음악적으로 세상 사람들과 연대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해외 아티스트들과 팀을 꾸려 작업했다"고 밝혔다.
앨범명 '또 다른 곳'에 대해 루시드폴은 "물리적으로 다른 곳이란 의미도 있지만 주된 의미는 우리가 사는 속세 바깥의 다른 세상을 모두 포함한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의 내면이란 제1 우주부터 직접 나와 연결된 제2의 우주, 나와 간접적으로 연관된 제3의 우주까지 총 3가지 우주가 있다고 본다"라면서 자신의 철학을 설명했다. 루시드폴은 "요즘 사람들의 에너지는 두 번째 우주에 쏠려있다"면서 "저는 그러고 싶지 않다. 그 가운데 제3의 우주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밝은 꿈을 꾸고 싶은 마음을 노래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루시드폴은 "원래 '레미제라블'이란 말은 불쌍한 시민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최근 제 생각은 다르다. 시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통치하려는 이들이 진정한 '레미제라블', 불쌍한 이들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에 썼던 파트 1, 3과는 그래서 보는 시선이 다르다. 제 시야가 성장하면서 곡의 의미도 달라졌다"고 했다.
루시드폴은 서울을 떠난 이유에 대해 "서울은 제게 음악적인 자극을 못 준다. 제주에선 그렇지 않다. 가장 큰 건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적어도 제게 음악은 '나'라는 내면의 우주에 에너지가 응축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살면 재미는 있지만 '나'라는 우주에 에너지를 쌓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50대에 접어든 데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루시드폴은 "나이가 든다는 거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제겐 좋은 점이 더 많다. 많이 무뎌졌다. 예전의 저는 되게 날카로운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빗나가는 모든 거에 비판적이었다. 좀 못됐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은 거슬리는 게 크게 없다"면서 "그럴 수 있겠다 이해하는 게 많았다. 예전보다 주변을 좀 더 볼 줄 알게 됐다. 그래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냐 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고 했다.
루시드폴은 "다만 안 좋은 점이 있다면 미래에 내가 무슨 음악을 할지, 음악을 언젠가 그만둘 일이 있진 않을지 이따금 생각하게 된단 거다. 예전에는 한 번도 한 적 없던 생각이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곳'은 그늘진 어둠을 이겨낸 따뜻한 햇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앨범으로, 루시드폴이 3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위해 해외 각국의 실력파 유명 뮤지션들이 뭉쳤다. 스페인 기타리스트부터 브라질 프로듀서, 아르헨티나 재즈 트리오 등이 모여 앨범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한편, 루시드폴의 정규 11집 '또 다른 곳'은 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