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에이치솔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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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허남준(32)이 데뷔 7년 차에 제대로 빛을 봤다. '백번의 추억'에서 한재필 역을 맡은 그는 서툴지만 진심 어린 첫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대중에게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 출연한 허남준을 만났다. '백번의 추억'은 100번 버스 안내양 고영례(김다미 분)와 서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한재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제공=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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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이 연기한 고등학생 한재필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잘 몰랐던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한재필은 영례와 종희를 만나며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연다. 허남준은 "사랑을 표현하는 게 서툴렀고 아직 여물지 못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고등학생의 재필이는 무엇인가 꽉 닫혀있는 느낌이 드는 인물이었어요. 무료하던 삶을 살아가던 중 영례와 종희를 마주치죠.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낯설게 느끼는 재필이에게 종희라는 존재가 있었어요. 나중에 어른이 되고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를 느끼게 된 시점에는 영례가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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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은 극 중 고등학생, 복싱선수, 의사를 모두 연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며 "다행히 극 중 재필이가 적당한 복싱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한두 달 정도만 액션 스쿨에 다니면 됐다. 의사 연기도 병원에서의 신이 많지 않아서 힘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신예은, 김다미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허남준은 "두 배우와 현장에서 정말 많이 소통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농담도 주고받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 정말 편하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신예은 배우는 이전에 '더 글로리'에서 봤던 모습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좋았어요. 김다미 배우는 굉장히 섬세하고 준비도 철저히 하는 친구였죠. '와 이렇게까지 깊게 대본을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두 배우와 함께 촬영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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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은 2024년 드라마 '유어 아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순수하고 여린 내면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며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쏟아지는 연기 칭찬에 대해 허남준은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많은 분이 제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신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죠. 그래서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사소한 것에 동요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큰 욕심은 없어요. 그냥 오래 연기하면서 나이대에 맞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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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허남준은 "진한 맛보다는 사골국처럼 슴슴한 맛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당연히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스럽다. 슴슴하게 다양한 장르에서 연기하다가 나중에 조금씩 자연스럽게 잊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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