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 오요안나 SNS 캡처
사진=고 오요안나 SNS 캡처
안형준 MBC 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와 그의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 골든마우스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이 열렸다. 자리에는 안형준 MBC 사장과 고 오요안나의 유족이 참석했다.

안 사장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빈다"라며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당시 MBC 소속 기상캐스터 4명이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유족 측은 이 중 한 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5월 18일 고용노동부는 故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괴롭힘으로 볼만한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조직위를 구성한 MBC는 괴롭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A씨를 제외하고 기상캐스터 김가영, 최아리, 이현승과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오요안나의 사망 이후 유족은 MBC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 ▲기상캐스터의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MBC가 이러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유족은 지난달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후 27일간의 단식 끝에 잠정적인 합의가 이뤄지면서 단식은 중단됐다. 이하 안형준 MBC 사장 사과문 전문안녕하십니까. MBC 대표이사 사장 안형준입니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빕니다.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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