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배우 손예진을 만났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간 제지회사에 근무한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레 해고당한 후 재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손예진은 남편 만수의 실직에 취미를 관두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미리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이번 인물 연기에 대해 "미리가 극적이거나 표현이 도드라지진 않는다. 미리는 절제된 표현을 하는 편이다. 부부 싸움했을 때 신랑에게 쏘아붙이는 모습을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모습이 많다. 낙천적이고 밝은 엄마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극 중 아들이 악몽을 꿨을 때 미리는 아들한테 가서 별말을 하진 않는다. 아이가 악몽을 꿔서 나쁜 생각을 하지 않게 안심시키려는 눈빛이 있다. 제가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지 않았으면 공감이 거기까지 갔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는 어떤 엄마냐는 물음에 손예진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엄마"라고 답했다. 그는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해서 장난감을 다 사주는 엄마가 결코 좋은 엄마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시기에 무엇이 필요하고 내가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이 아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올바르게 자랄까. 고민하면서 키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고 털어놨다.
결혼, 출산 후 복귀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손예진은 "언제 어떤 작품으로 해야 하느냐를 고민하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이가 있으면 예전만큼은 시간의 여유가 없다 보니 고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몇 년 만에 작품을 하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몸과 마음의 준비, 그리고 아이 양육이 어느 정도 된 후에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육아를 3년 정도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지긴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박 감독님 작품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며 흡족해했다.
손예진은 미혼일 때도 아이 엄마, 이혼녀 등 어려운 역할을 해오며 외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탄탄한 배우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재혼한 싱글맘이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줬다. 어려운 역할을 해내온 손예진은 "얼마만큼 깊이가 있는지 밀도의 문제 같다. 시켜준다면 스릴러도 하고 액션도 할 것"이라며 열의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영화 '비밀은 없다'로 (집착과 광기라는) 좀 다른 모성애 연기를 보여주긴 했지만, 요즘은 육아가 온통 제 머릿속에 있다 보니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마더' 같은 구성일 수도 있고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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