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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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강동원 출연료에 700억 다 썼나…뜬금 배드신에 첩까지 등장, 길 잃은 '북극성' [TEN스타필드]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전지현, 강동원의 비주얼만 남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이 막바지까지 스토리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치, 국제 정세, 간첩 등의 얘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면서 시청 피로도를 키웠다. 스토리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제작비 700억원이 공중 분해됐다. 출연료에만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극성'은 지난 10일 첫 공개됐으며, 다음달 1일 최종화 공개를 남겨두고 있다. 유엔대사 출신 문주(전지현 분)가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남편 준익(박해준 분)의 피살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고 한반도를 향한 위협에 대응해가는 이야기다.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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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은 전지현, 강동원, 박해준, 김해숙, 유재명, 오정세에 할리우드 배우 존 조까지 호화 라인업으로 공개 전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 '작은 아씨들'의 정서경 작가가 각본을 썼고, '눈물의 여왕', '빈센조'의 김희원 감독과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기대 포인트였다.

화려한 겉치레와 달리 공개된 '북극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당초 드라마 설정은 미망인 문주가 남편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잘생기고 어디서나 눈에 띄지만 정체불명의 경호원 산호(강동원 분)와 사랑에 빠진다. 그는 문주가 위험할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이유도 없이 계속해서 문주를 구해준다. 그러더니 그 역시 문주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공식석상에서 문주는 '내일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사전 논의되지 않은 폭탄 발언을 하더니, 총격전 속에 산호와 몸을 피한다. 은신처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이 끓어오른 둘은 야릇한 분위기 속에 키스에 이어 잠자리까지 한다. 시청자들이 "피신 다니는 건지 소풍 다니는 건지"라고 반응한 이유다. 분명 빠짐없이 공개된 회차를 다 봤는데, 빠뜨린 회차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전개에 구멍이 많다.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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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죽은 남편의 애첩 한나(원지안 분)와 그들의 9살 아들도 등장한다. 한나는 "곧 친자 소송 시작"이라며 문주를 겁박하더니 여론전까지 시작한다. 내연녀의 정체는 공작원이었는데, 그녀는 준익을 정말로 사랑하게 된 상황이다. 90년대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올드한 설정에 더해 "그 여자 이기고 싶었다"는 한나의 대사는 '북극성'을 삼류 드라마로 만든다.

게다가 원래 문주는 남편과 죽고 못 살 정도로 깊이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도 아니다. 유엔대사 출신 문주와 정치인 남편은 연인보다는 인생 파트너에 가깝다. 하지만 내연녀의 등장에 문주는 발끈한다. 앞뒤 안 맞는 문주의 행동에 어리둥절해진다.
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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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첩보물이기도 한 '북극성'은 전개 내내 전쟁, 평화, 간첩 등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2회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까지 전쟁의 위협이나 한반도 안보에 관한 스토리는 그다지 진전이 없다. 극 중 인물들이 음모론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스토리가 엉성하다.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우왕좌왕하는 주인공들이 무능하게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이 같은 소재는 시청자들을 피로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든다. 시청자들이 실감하기도 공감하기도 몰입하기도 어려운 이유다.

정치 드라마로서도 첩보 스릴러로서도 멜로로서도 허술하고 완성도가 떨어진다. 북극성은 예로부터 길잡이 별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북극성'은 스스로 길을 잃어버렸다. '북극성'이 마지막 관문에 제대로 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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