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 /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작업하게 된 과정과 '케데헌'을 시청한 아들의 반응을 전했다.

2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출연한 배우 이병헌을 만났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병헌은 25년간 헌신한 제지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 뒤 재취업 전쟁을 시작한 구직자 유만수 역을 맡았다.

이병헌의 화제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에서 악마들의 왕 귀마 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그는 "'케데헌'을 만난 건 4~5년 됐다. 미국에 가있을 때 소니 픽처스와 미팅을 했다. 당시가 완전 초기 단계였다. 밑그림도 없었다"며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고 하더라. 제목도 썩 마음에 안 들고 그랬다. 나중에라도 제목이 바뀔까 기대도 해봤다"면서 웃었다.

이어 "역할이 데몬의 킹이라고 하더라.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예전에 한국에서 해본 적은 있지만 미국에서 영어로 목소리 연기하는 건 해디캡이 많겠다 싶어서 걱정됐다. '크지 않은 역할인데 한번 해볼까. 경험하는 게 나쁘진 않으니까'라고 새악했다. '다음 미팅 때 좋은 아이디어를 얘기하자'고 하고 한참이 지났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영어판과 한국어판 더빙을 모두 맡았다. 그는 "하기로 결정하고 3번 정도에 걸쳐 녹음했다. 크리스 감독님이 도움이 됐다. '내 감정대로 해볼테니 영어를 하는 미국 사람이 받아들이기 어색한 부분은 지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양반이 잘 가이드해줘서 잘 끝났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이병헌은 '케데헌'의 인기를 실감나고 놀란 순간을 이야기했다. 그는 "나를 프론트맨으로 알지 귀마가 나인줄 아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많진 않을 거 같다. 그런데 얼마 전 LA에서 K팝 관련 행사가 있었다. 귀마 영상이 나오고 제가 귀마 역을 맡았다고 소개햇는데, 환호성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도 약간 의심했던 건, 카메라가 클로즈업하고 프론트맨인 줄 알고 환호를 지르지 않았을까 했던 거다. 그래도 그날은 (내가 귀마라는 걸) 알고 그랬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병헌은 '케데헌'을 본 아들의 반응도 전했다. 그는 "귀마는 불로만 나온다. '아빠가 녹음한 것'이라며 우리 아들과 같이 영화를 봤는데, '아빠는 어딨냐'고 하더라. '아빠는 형태가 없다'고 얘기했다. 멋있게 포장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형태가 없다고 말하니 없어 보이더라"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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