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지난 3일 '박세미의 프라이빗한 하우스로 초대합니다 (집 최초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박세미는 마당이 있는 초호화 주택을 소개하면서 "일단 집이 너무 지저분하고 볼 게 하나도 없어"라며 수줍게 제작진을 맞았다.
이 집은 실제 박세미의 집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박세미는 콘셉트에 충실한 듯 본래 성격과 다르게 말을 느리게 했다. 집 안은 박세미의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또 거실에 있는 벽돌들을 향해 "100년이 넘었다"고 말하는 등 타인의 집에서 콘셉트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걸 짐작케 했다.

아무리 콘셉트 촬영을 하고 집을 소개했다고 한들 제작자들은 이를 봐줄 시청자들의 정서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그룹 샤이니 멤버 키의 집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소개됐을 때 시청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집 공개 시기가 3월 말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지속돼 일부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인 김숙과 지예은, 가수 겸 배우 엄정화의 집도 지난달 16~20일 내린 전국적인 폭우로 피해 지역들이 쑥대밭이 돼 주민들이 망연자실하며 폭염 속 수습에 나서고 있을 때 공개됐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집 공개가 요즘 인기 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시기를 고려해)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는 그걸 봐 줄 대중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집 소개로 대중들과 내적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도 좋지만, 보는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이러한 배려심이 결국에는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