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시청자들의 불쾌감 표출이 반복적으로 있었음에도 또 연예인의 집들이 영상이, 그것도 천재지변으로 일부 지역의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시점에서 대중들에게 소개됐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 영상 제작에만 바빠 사회 이슈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 시민들의 상황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개그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지난 3일 '박세미의 프라이빗한 하우스로 초대합니다 (집 최초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박세미는 마당이 있는 초호화 주택을 소개하면서 "일단 집이 너무 지저분하고 볼 게 하나도 없어"라며 수줍게 제작진을 맞았다.

이 집은 실제 박세미의 집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박세미는 콘셉트에 충실한 듯 본래 성격과 다르게 말을 느리게 했다. 집 안은 박세미의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또 거실에 있는 벽돌들을 향해 "100년이 넘었다"고 말하는 등 타인의 집에서 콘셉트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걸 짐작케 했다.
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채널
지난 3일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도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날이었다. 이날 경남 진주시와 산청군 등에는 폭우로 인해 1647개 가구와 2262명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전남 함평 지역에 하루 동안 1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함평천지 전통시장 41개 점포 전체와 골목형상점가 27개 점포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아무리 콘셉트 촬영을 하고 집을 소개했다고 한들 제작자들은 이를 봐줄 시청자들의 정서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그룹 샤이니 멤버 키의 집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소개됐을 때 시청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집 공개 시기가 3월 말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지속돼 일부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인 김숙과 지예은, 가수 겸 배우 엄정화의 집도 지난달 16~20일 내린 전국적인 폭우로 피해 지역들이 쑥대밭이 돼 주민들이 망연자실하며 폭염 속 수습에 나서고 있을 때 공개됐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집 공개가 요즘 인기 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시기를 고려해)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엠뚜루마루', 김숙, 김나영 유튜브 채널
사진='엠뚜루마루', 김숙, 김나영 유튜브 채널
앞서 지난해 5월 피식대학은 경상북도 영양 지역을 향한 비하로 많은 비난 받았다. 이번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시청자들은 "오늘 뉴스에서 집도 아니고 가게 하나 물에 찼다고 눈물 흘리시는 상인 못 보셨습니까?", "남부지방이 또 비 피해를 입었다는데 이럴 때 집 콘텐츠를 업로드하냐" 등 불쾌하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콘텐츠는 그걸 봐 줄 대중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집 소개로 대중들과 내적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도 좋지만, 보는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 이러한 배려심이 결국에는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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