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 DB, PAGE1
사진=텐아시아 DB, PAGE1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그룹 스테이씨 시은이 뮤지컬 '서편제' 주인공 송화 역에 캐스팅됐다. 기대와 함께 캐스팅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소리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리가 지닌 삶의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다루며, 판소리를 매개로 가족 간의 갈등과 선택, 화해의 과정을 그린다. 송화는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를 보여주며 극을 이끄는 주요 인물이다.

시은이 출연하는 회차에는 '노년 송화' 역 배우가 따로 무대에 오른다. 노년 송화 역의 소리꾼 정은혜는 극 후반부의 '심청가'를 맡는다.
사진=PAGE1
사진=PAGE1
제작사 및 연출진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송화는 판소리의 결을 품은 소리부터 발라드·팝적인 넘버까지 폭넓은 음역대를 함께 소화해야 하는 고난도의 역할이다. 캐스팅 가능한 배우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해당 역 적임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다는 후문이다.

제작사는 극의 흥행과 제작비 회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시은은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의 메인 보컬 멤버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화제성을 잡는 것는 동시에 새로운 관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 뮤지컬계가 아이돌 캐스팅을 꾸준히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다.

노년 송화 역의 신설과 시은 캐스팅이 맞물리며 특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과거부터 고려해 왔던 사안이라는 게 제작사 측 입장이다. '서편제' 제작사 페이지원은 캐스팅을 발표하며 "송화 역은 많은 배우들이 도전하고 싶어 하면서도 준비 부담으로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던 배역"이라며 "2026년부터 더 열린 방식으로 '서편제'의 캐스팅 지형을 확장하고, 젊고 가능성 있는 배우들이 작품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구성의 폭을 넓히는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씨 시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스테이씨 시은/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
우려의 시선도 있다. 소리꾼의 삶을 다루는 작품에서 주연 배우가 주요 판소리 장면을 직접 소화하지 않는다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심청가'는 극의 감정선을 터뜨리는 대표 넘버라는 점에서, 극을 이끌어온 이가 아닌 다른 배우가 소화하는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은의 발언도 '특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내 얼굴로 70대 역을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최연소 송화라 부담도 된다"고 털어놨다. 다만 과거에도 젊은 배우들이 송화를 맡은 사례가 있다. 이자람과 차지연은 20대에 이 역할을 맡아 노년 연기까지 해냈다. 뮤지컬에서는 실제 나이보다 연기와 가창으로 인물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결국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극을 끝까지 이끌 수 있는 역량이 문제인데, 배우는 얼굴 걱정부터 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특정 배우의 문제로만 보긴 어렵다. 어떤 배우를 어떤 방식으로 무대에 세울지는 결국 제작사의 판단으로 결정된다. 새로운 시도는 의미가 있지만, 그 선택이 작품의 메시지를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