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밤 9시 10분 방송된 MBN '오은영 스테이'에서는 트로트 가수 고정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고정우는 할머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정우는 "할머니는 나의 유일한 가족이다"며 "할머니는 내게 친구이자 엄마고 아내고 세상의 모든 존재였다"고 했다. 고정우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2살부터 할머니 손에서 컸다"며 "나는 친모 얼굴이 기억 안나지만 나를 버리고 간 건 기억이 나는게 할머니 집 앞에 날 버리고 갔다"고 했다.
이어 고정우는 "집안 사정도 알게 된 게 큰아버지의 보증 실패로 집이 넘어가고 할머니와 살 집이 없어졌다"며 "마침 동네에 폐가 같은 집이 있었는데 쥐가 나오고 지네가 나오는 곳이었지만 갈 데가 없으니까 할머니가 그 집에 살게 해 달라고 사정을 했다"고 회상했다.
고정우는 "그래도 할머니와 살던 행복한 시절이었다"며 "그러다 할머니가 보건소를 가시다가 역주행을 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고 안해 본 일이 없는 게 할머니를 먹여 살려야 했다"며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아예 물질을 배웠고 그래서 난 새벽 4시에 일어나 밭일을 하고 하교 후엔 물질을 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는데 다른 애들은 TV도 보고 노는데 내 팔자는 무슨 팔자가 이러나 싶더라"고 했다.
고정우는 또 "이런 상황에도 아버지는 술 마시고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 돈을 빼앗았다"며 "할머니 돈을 뺏고 내 물질해서 번 돈도 뺏고 그러다 보니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이어 "고2때 우울증 약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마음먹었다"며 "당시 여름이었는데 태풍이 왔었고 성난 파도에 그대로 뛰어 들었지만 죽을 각오로 물도 막 마셨는데 결국 파도가 날 살렸다"고 해 충격을 자아냈다.

눈물을 흘리던 고소영은 "9살이고 초등학교 2학년이면 부모의 사랑만 받아야 하는 시기인데 그때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 들었다니 그동안 할머니를 봉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본인을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을 것 같다"며 "이제는 위로도 받고 감정도 표출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나는 이만큼 힘들었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훌륭하게 견뎌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은영 역시 "너무 열심히 살았다"고 했다.
임채령 텐아시아 기자 syjj426@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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