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탈이 난다. 재미를 위한 순수한 의도도 선을 지키지 못하면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된다. 불편함이 반복되면 역효과가 나 그간 쌓은 공이 무너지기도 한다.
KBS2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최고 시청률이 23%까지 돌파했다. 높은 화제성까지 견인한 여주인공 엄지원(마광숙 역)은 올해 KBS 연기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종영을 앞두고 따뜻했던 가족 드라마에 오점을 만들었다. 임신하기 싫다는 아내에 끊임없이 아이를 갖자고 강요하는 남편의 모습은 충분히 불편의 요소로 작용할만했다.




한동석은 마광숙의 시동생들에게도 하소연한다. 또 임신 관련 이야기다. 결국 한동석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과거 마광숙이 작성했던 '소원 이행각서'를 꺼내 든 것. "광숙씨 똑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요. 예쁘게 잘 웃고, 남을 품어 안을 줄 아는 그런 아이요. 그게 지금 나의 가장 큰 소원이에요. 그러니까 이행해줘요."

적어도 마광숙에게는 충분히 정서적 폭력이라고 느껴졌을 법하다. 정서적 폭력은 언어적·비언어적 행위로 상대방의 정서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 출산의 주체는 여성이다. 남편은 아내가 임신을 원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병원에 끌고 가고 가족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출산에 대한 압박감을 줬다.
작품을 만들다 보면 과장할 수도 있다. 논란이 된 이번 장면 역시 한동석의 늦둥이를 향한 마음을 강조하기 위함일 터. 그래서 선을 넘은 것도 모른 채 열심히 촬영하고 편집했을 것이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그동안 무해하고 편안한 웃음을 줬다. 이번 실수가 작품 전체의 영향력을 다시금 새기는 계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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