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사진=Mnet/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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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원 밀어주면 들킬 것"…'프듀' 논란 데자뷔, '보플2' 1회 만에 사과문 릴레이 [TEN스타필드]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의 이슈를 잡아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겠습니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2 플래닛2'(이하 '보플2')가 첫 회 공개 뒤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CJ ENM 산하 기획사 웨이크원 소속 연습생 두 명이 무소속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방송 이후 이어진 사과문과 해명에도 불신은 식지 않았고, 6년 전 '프로듀스 X 101' 조작 사태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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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는 연습생 김건우와 강우진이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 방송된 '보플2' 1회에서 무소속 연습생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며칠 후 두 사람 모두 웨이크원 소속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웨이크원 측은 21일 공식 SNS를 통해 "책임감 있는 선택을 위해 오랜 시간 깊이 논의했다"며 "김건우, 강우진 연습생과의 합의를 통해 연습생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사과가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한 연습생의 폭로로 인성 문제에 휘말린 김건우는 논란 발생 나흘 만인 이날(21일)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언행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강우진 연습생은 웨이크원에서 꽤 오래 연습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웨이크원은 "기존 연습생들과 음악적 콘셉트에 차이가 있었고, 아이돌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받은 경험이 없었기에 개인 출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다소 무책임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은 방송 전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다. 첫 방송이 공개되기 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웨이크원 연습생들이 제작진의 편애를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며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의심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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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진행된 '보플2' 제작발표회에서 김신영 CP는 "웨이크원이 CJ ENM의 자회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굉장히 많이 참여하고 방송 제작진뿐만 아니라 여러 스태프가 함께 만든다. 방송으로 공개됐을 때 시청자들이 그걸 보고 다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고, 그럴 의향도 없다"며 "억지로 매력을 돋보이게 하거나 서사를 만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장기간 이어온 오디션 브랜드 중 하나인 만큼, 그런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송 내용은 시청자들의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이번 시즌은 참가자 수가 98명에서 160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제작진은 이에 관해 "한 명 한 명 매력적인 참가자 모두를 조명하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지만, 정작 방송에서는 상당수 연습생이 통편집돼 등장조차 하지 못했고 '즉시 탈락'해 귀가하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반면 김건우와 강우진은 프로그램 초반부터 눈에 띄는 분량을 확보하며 편파 편집 논란을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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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불만은 분량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두 연습생의 실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춤과 노래 모두 뛰어나다고 보기 어려운 퍼포먼스였지만, 심사위원들은 과도한 리액션을 보이며 호평을 쏟아냈다. 일부 시청자들은 "3스타를 받을 실력이 아닌데도 극찬이 이어졌다"며 편집과 리액션으로 실력을 과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논란은 2019년 방송된 '프로듀스 X 101' 조작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일부 참가자들이 사전 조작을 통해 데뷔 조에 포함됐고, 결국 데뷔한 엑스원은 활동 몇 달 만에 해체되며 수많은 연습생과 팬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보플2'는 아직 단 한 회만이 방송된 상황에서 그 조작의 기억을 다시 소환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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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CJ ENM이 또다시 자사 소속 연습생을 전면에 내세우며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전작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이 5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대성공을 거둔 만큼, 이번 시즌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기대하며 자사 연습생을 편애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CP는 제작발표회에서 "억지로 서사를 만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크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방송 직후 팬들 사이에서는 "밀어주면 알아챌 거라더니 예상대로 들켰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방송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제작진의 설명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모든 논란이 단 한 회의 방송 이후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경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형평성 문제와 편집 의혹이 제기된 만큼, 향후 방송이 이어질수록 더 큰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많은 연습생이 간절한 꿈을 품고 참가한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보플2'가 이번 논란을 딛고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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