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2009년 9월 그룹 f(x)의 메인보컬이자 리드댄서로 데뷔한 루나가 아이돌 활동 당시 겪은 아픔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놨다.

15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 화요초대석'에는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루나가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함께 출연해, 어머니와의 깊은 인연을 언급했다. 루나는 소프라노 출신인 어머니가 겪은 삶의 무게를 회상했다. 성악을 전공했지만, IMF 시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고, 생계를 위해 외할머니와 함께 순댓국 장사를 시작했다는 것.
사진-=KBS1
사진-=KBS1
루나는 "어머니는 전공과 다른 길을 선택해 장사하셨다. 오랜 시간 가스를 마시며 일하셨고,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다"며 "순대를 다루시다 보면 손톱에 때가 끼곤 했는데, 어릴 땐 그런 엄마의 손이 싫었다. 왜 다른 엄마들처럼 예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14살 무렵부터 그런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래도 잘하시고 밝고 아름다우신 분인데 고생이 많으셨다. 그게 큰 원동력이 됐다. 다른 친구들이 놀 때 난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에 매달렸다. 부모님께 편안한 삶을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채찍질해온 이유를 밝혔다.
사진-=KBS1
사진-=KBS1
그는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 곁을 지켜준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 지주이자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존재"라며 "25살부터 30살까지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람도 거의 만나지 않고, 눈을 뜨면 일하고 집에서 쉬는 일상을 반복했다. 혼자 두면 안 된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친언니와 함께 모든 스케줄에 동행하며 날 돌봐주셨다"고 말했다.

루나는 "한때 아이돌, 가수,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을 모두 포기하고 싶었다. 더 이상 이걸 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때 어머니께서 '실패해도 괜찮아, 부족해도 괜찮아. 하고 싶은 걸 끝까지 해보고, 그때 가서 포기해도 늦지 않아'라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5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