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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인데 주연처럼 보인다고요? 네 그래서 주연하고 싶어요."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에 출연한 노재원을 만났다. 깔끔한 셔츠와 댄디한 안경으로 스타일링한 노재원은 마치 연기과 모범생 같은 아우라를 뽐냈다.

노재원은 '오징어 게임3'에서 남규 역을 만났다. 극 중 남규는 타노스 무리와 함께하던 클럽 MD 출신 참가자로 게임에 참여했다. 시즌2에서는 타노스에게 계속해서 무시당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고, 시즌2가 끝날 시점 타노스가 죽자 남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시즌3에서 남규는 마치 타노스가 된 것처럼 그를 따라 하고 민수(이다윗 분)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때로는 게임에서 명기(임시완 분)와 합작해 참가자들을 죽이기도 하는 등 악랄한 빌런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론 애교도, 수줍음도 많은 스타일인 노재원. 정반대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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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에 들어가기 전 클럽도 가봤다는 노재원은 "많이 가본 건 아니다. 주로 비트감 있는 생소하고 기괴한 음악들을 들어봤다. 연습실에서 춤도 춰봤다. 마약이란 걸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감각일지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의 감각을 찾으려 했다. 턱을 움켜쥔다든지, 냄새에 민감해진다든지 신체적인 것에 집중했다. 혼자 카메라 영상을 켜놓고 불특정 다수랑 소통하는 연기도 해봤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삼식이 삼촌' 촬영 중이라 '오징어 게임' 들어가기 전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2주 동안 최대한 감각을 찾고 '오징어 게임' 촬영하는 내내 남규를 연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시간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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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남규를 그저 악인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노재원은 "남규는 속 안에 응어리가 가득 찬 아이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했던 한 사람으로 바라봤다"라며 "게임을 하며 명기를 이용한 게 아니냐고들 하시는데, 그저 친구 사귀는 마음으로 다가간 것이다. 내 편이 하나도 없으니까. 타노스도 세미도 남규를 무시하고 민수는 남규를 싫어하지 않나.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재원의 말처럼 남규는 그냥 악인이 아니라 한이 맺혀 있는 빌런이다. 시즌2에서는 타노스를 따라다니는 작은 역할에 불과했지만 시즌3에서는 제대로 포텐을 터뜨렸다. 노재원은 "민수 역의 이다윗과 연기 얘기를 많이 했다. 서로 각자가 연기를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대화했다. 많이 의지했고 성향도 잘 맞았다. 대전에서 촬영할 때 사우나를 같이 가거나 1시간씩 산책하면서 연기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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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악역을 연기하면서 호평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노재원만의 떨리는 목소리였다. 극 중 남규는 약물 중독자였는데 특유의 떨림과 정서불안을 잘 표현했다고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말이 나왔다.

이에 노재원은 "사실 목소리를 의식하고 일부러 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 순간 떨려서 목소리까지 같이 떨린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연기하면서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지적받으면 늘 주눅이 들어있다"며 입을 살짝 삐죽거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연기할 때 불안할 때가 많다.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말이다. 나 자신과 싸우고 있고,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뭐든 겸허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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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물론이고 '나인 퍼즐',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살인자ㅇ난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여러 작품에서 캐릭터성 짙은 연기를 보였던 노재원. 대부분 감초 조연으로 활약했지만 입체감 있는 연기 덕에 주연보다 돋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노재원은 "그래서 주연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실 나도 단점이 많다. 그렇다고 쪼그라들고 싶지는 않다. 욕을 먹더라도 내가 재밌어하는 연기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것이 내 원동력"이라고 연기에 대한 진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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