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태원석을 만났다. 그는 JTBC 드라마 '굿보이'에서 원반던지기 국가대표 출신 경찰 신재홍 역을 맡았다. 태원석은 예상보다 훨씬 큰 체구로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제2의 마동석'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태원석에게 '굿보이'는 처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드라마였다. 그는 "처음 '굿보이' 대본을 받고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만화적인 요소가 좋았다"며 "그래서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고 회상했다.
"'굿보이'라는 작품, 그리고 신재홍이라는 역할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물티슈 던지는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리기도 했어요. 하하.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는 '바로 다음 날 원반던지기 연습 들어갑니다'라고 하면서 꼭 이 역할을 맡고 싶다고 어필했죠."

"코치님이 최소 1년은 해야 자세가 나올까 말까 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엄청 걱정했죠. 근데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라고요. 한주에 최소 3번, 8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어요. 코치님께서 '형님 조금만 어리셨다면 진짜 선수로 영입해도 좋았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죠."
태원석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은 "진짜 원반던지기 선수 데려온 거냐", "몸집이 진짜 운동선수 같다", "원반 던지는 배우라니 너무 놀랍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태원석은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느끼는 건 오랜만"이라며 "가족들도 너무 기뻐하시고,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20대의 모든 시간을 프로필 돌리는 데에만 썼어요. 프로필 돌리고, 운동하고 늘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죠. 되게 힘들었는데 계속 저 스스로 '무조건 잘될 거야', '잘될 수 있어'라고 주문을 외우면서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믿음은 결국 자신만의 무기를 찾아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20대 중반, 그는 '쓰임 있는 배우'가 되자고 마음먹었다. 태원석은 "나를 이 작품에 쓸 수밖에 없게끔 뭔가 특색 있는 배우가 돼 보자고 다짐했다"며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마동석 선배님 같은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운동을 미친 듯이 해서 90kg 가까이 살을 찌웠다"고 덧붙였다.

"그때 살을 찌우면서 되게 힘들었어요. 삼시 세끼 짜장면을 먹고, 중간 간식으로 햄버거를 계속 먹고 했죠. 그때 터진 살들이 아직도 터져있어요. 갑자기 살이 찌니까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도 했죠. 그래도 '제2의 마동석'이라는 별명이 붙어서 좋았어요. 영광스럽기도 했고요."

"혹시 아직 굿보이를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굿보이'는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미슐랭 풀코스 식당 같은 작품이에요. 액션, 멜로,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으니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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