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MK 뮤지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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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음악방송 무대를 보는 것 같았다. 놀이기구 분위기의 조명으로 꾸며진 공간에 4명의 배우가 등장했다. 이들은 앙상블(배경 캐릭터)도 없이 오직 넷이서 극을 이끌었다.

뮤지컬 '프리다'는 맥시코의 유명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순간을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칼로가 불의의 사고 이후 평생 고통 속에서 살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예술로 표현하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모습을 그렸다. 지난 17일 개막한 이 뮤지컬은 오는 9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의 소극장 '놀 유니플렉스'에서 한다.

막이 오르자 극은 쉴 틈 없이 휘몰아쳤다. 4명의 배우는 객석 가까이서 애드리브 주고받고, 박수와 호응을 유도하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막이 오르기 전, 주인공 프리다가 관객들에게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고 전한 말은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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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소품이 화려하지는 않았다. 침대와 스탠딩 마이크, 필요시 나오는 이동식 계단 등만 활용됐다. 그러나 간단하지만 센스 있는 무대장치가 돋보였다. 무대 전체를 둘러싼 대형 세트에 프라다의 그림이 영상으로 나오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로 끌어주는 조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더하자 프라다의 심경이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한 명의 배우가 독백으로 읊어낸 대사들은 프리다의 삶에 충분히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짜였다.

공연은 110분. 쉬는 시간 없이 엔딩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 배우들은 쉴 새 없는 독백과 절규 등을 내뱉고 격한 안무까지 소화한다. 공연을 하는 곳은 소극장이지만, 배우들의 표정과 몸동작 그리고 풍부한 성량 등은 관객들이 큰 극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다만 배우가 관객에게 너무 자주 말을 거는 게 극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배우들이 연기에 몰입했다가 애드리브를 던지기까지의 간격이 굉장히 짧았다. 소통 의도는 좋았지만 이는 관객의 피로감 유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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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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