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오징어 게임'이 5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시즌3로 피날레를 맞는다. 황동혁 감독과 배우들은 스포일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한 마디 한 마디 신중하게 시즌3에 대해 얘기했다. 이들은 '오징어 게임'이 인간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9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3'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얘기다. 2021년 9월 시즌1, 2024년 12월 시즌2에 이어 마지막인 시즌3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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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시즌3에 대해 "반란의 끝에 대부분 동료와 친한 친구를 잃은 기훈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어떻게 딛고 일어서는가에 관한 얘기"라며 "기훈과 프론트맨 간의 인간에 대한 믿음에 대한 대결과 승부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둘 간의 가치관 승부를 지켜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시즌2~3를 거치며 정답이 아닌 '질문'을 드리고 싶었다.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간이 내몰리는 상황, 탈락한 사람의 좌절감과 패배감 속 인간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동심을 자극하는 순수한 게임이 무시무시한 데스매치로 변한다는 아이러니가 있는 작품. 시즌3의 게임에 대해 황 감독은 "높은 다리를 건너다가 줄에 걸려 떨어지는 게임을 예고편에서 보셨을 것이다. 그런 게임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로 같은 공간에서 참가자들이 자동차에게 쫓기는 게임이 등장한다"라며 "술래잡기, 숨바꼭질, 경찰과 도둑 같은 게임을 예상하시는데, 그런 요소들이 조금씩 들어있다. 새로운 게임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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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해 지금 이 순간까지 6년 정도 걸렸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쳤다"며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정도의 성공을 생각하진 않는다. 믿을 수 없는 일이 펼쳐졌다. 6년간 소중한 경험을 했다. 해외 나가서 상도 받고 해외 팬들도 만났다"고 했다. 그는 "한 개인이자 창작자로서 좋은 배우들과 작품을 만들며 느꼈던 것들이 제가 성장하는 데 거름이 될 것 같다. 촬영했던 순간들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며 "성공의 반짝임, 조명에 너무 취하지 않고 6년을 거치며 겪었던 많은 과정과 감정을 바탕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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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456번 게임 참가자 기훈 역을 맡았다. 기훈은 3년 전 우승한 뒤 주최자를 찾아 게임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다시 돌아와 참가자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의지하던 친구 정배가 죽으면서 큰 충격에 빠진다. 이정재는 "처음에는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을 벌하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면, 시즌3에서는 이 게임장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행하게 된다. 기훈이 변모해가는 과정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병헌은 영일로 위장해 게임에 참가했던 게임의 총괄자 프론트맨을 연기했다. 이병헌은 "여전히 인간성을 믿는 기훈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계획을 또다시 세운다"며 "시즌2~3가 한 이야기라면, 시즌3는 마지막 클라이맥스와 결말이 있다. 드라마적으로는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프론트맨과 기훈의 본격적인 대립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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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은 게임장에서 임신한 전 여자친구 준희를 만나 혼란에 빠진 명기로 분했다. 그는 "준희를 생각하는 인물은 맞다. 동시에 잔꾀를 부린다. 어리석은 선택으로 자신을 더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자신의 잔꾀로 인해 게임 속에서 더 고생스러워진다"라고 예고했다.
조유리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에게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준희로 분했다. 극 중 만삭인 준희에 대해 "이번 시즌에서 준희에게 고난이 찾아온다. 하지만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하늘은 실패로 끝난 반란에서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기훈을 피하기 시작하는 대호를 연기했다. 그는 "극 중 대호의 모습은 현실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떳떳하게 연기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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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은 반란에 함께했다가 핑크가드에게 총을 맞고 쓰러진 경석을 연기했다. 그는 "경석은 반란 이후 탈락자 처리된다. 게임 안에는 관련자들만 존재할 수 있는데, 살아남은 경석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 저도 궁금하다"라고 예고했다.
박성훈은 반란에 참여했다가 좌절을 겪는 현주 역을 맡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현주는 정의롭고 이타적인 성정을 가졌다. 게임하며 유대감을 쌓은 참가자들과 같이 살아나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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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준은 형 인호를 찾기 위해 게임이 벌어지는 섬의 위치를 추적하는 준호 역을 맡았다. 그는 "계속해서 강한 집념을 보여준다. 시즌2에서 박 선장(오달수 분)이라는 방해 요소로 더욱 고생했다. 시즌3에서는 박 선장과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그 과정에서 준호의 갈등은 얼마나 깊어질지, 형을 만날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박규영은 뛰어난 사격 실력을 지닌 핑크가드 11번 노을로 분했다. 그는 "핑크가드지만 인간성을 갖고 있다. 시즌3에서는 더 격화되는 노을의 사투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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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용식과 엄마 금자 역으로 출연한 양동근과 강애심은 모자 케미를 자랑했다. 점점 한계를 마주하는 용식 역의 양동근은 "금자와 용식의 관계 변화보다 상황의 변화를 보는 게 더 묘미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어떻게든 아들을 지켜내려고 하는 금자 역의 강애심은 "첫 만남은 황홀했다. 양동근 씨는 제 우주 스타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다음에는 금쪽같은 아들이 잘못될까 안절부절못했다. 또 내가 보던 아들과 다르다고 싶기도 했다. 어떤 극단으로 치달을지 봐달라"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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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원은 목숨을 잃은 타노스(최승현 분)의 약을 훔쳐 약에 의지해 게임을 버텨나가는 남규 역으로 출연했다. 노재원은 "남규는 타노스 뒤나 옆에 붙어서 게임을 했던 친구다. 시즌2에서는 타노스에 대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이 심했다. 시즌3에서는 그로 인해 민수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다윗은 유일하게 의지했던 세미(원지안 분)의 죽음 이후 더욱 큰 두려움을 느끼는 민수를 연기했다. 이다윗은 "민수는 세미의 죽음 이후 의지를 많이 잃었다. 남은 '타노스 패밀리'는 남규와 둘뿐이다. 여기서 생기는 갈등이 있고 민수는 살기 위해 시즌2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다. 좀 더 처절해진다"라고 관계 변화를 예고했다.
채국희는 무당 선녀 역을 맡았다. 시즌3 흥행 예감에 대해 "온다 온다~"라고 캐릭터에 빙의한 듯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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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 게임'을 향한 남다른 마음을 표했다. 이정재는 "국내외 팬들을 만났을 때 각자가 응원하는 캐릭터가 다르더라. 직접적으로 드러난 주제도 있지만 간접적인 주제도 잘 봐주시고 이야기해주는 열정에 감사했다"며 "이런 긴 콘텐츠로 많은 분과 소통하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시즌2 프로모션에 참여했을 때, 지금까지 제가 몇 번의 할리우드 영화 경험이 있었음에도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응원과 환대가 있었다. 우리의 콘텐츠로 엄청난 환대를 받는 것에 감회가 새로웠다"며 "시즌3로 해외에 나가서 할 여러 프로모션이 남았다. 긴 시간 배우로서 살았는데도 경험하지 못했던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줬다. 이 작품이 제게 주는 의미가 색다르고 크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병헌은 "결국 인간성 부재에 대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 인간성이 있다고 한들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는 사람이든 그 문제에 대해 같이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는 주제가 담겼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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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공개 당시 박성훈은 음란 패러디물을, 박규영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사진을 SNS에 게재해 논란이 됐다. 황 감독은 "당연히 당황스러웠다. 왜 그랬냐 물어보기도 했다"면서도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지 않나. 실수를 끝까지 뭐라고 할 순 없다. 실수는 실수고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포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언짢으셨을 분들도 있을 건데, 그 스포가 여러분의 재미를 크게 방해하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시즌4 가능성에 대해서 황 감독은 "시즌4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작품을 보면 시즌4가 나와도 되겠지만 굳이 안 만들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 거다. 앞으로 '오징어 게임'을 안 볼 거냐고 하면 그렇진 않다. 제가 지금 구상 중인 다음 작품이 있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스핀오프 같은 걸 해볼까 한다. 만들면서 저도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